• 범여권 대통합민주신당(민주신당)이 여전히 ‘밥그릇 싸움’ 중이다. 창당한지 이틀이나 지났건만 변변한 당사 하나 없이 말이다. ‘새정치’ ‘기득권을 버리겠다’는 창당정신이 무색한 상황이다.

    민주신당은 6일 총 85명의 소속 의원 가운데 70여명이 모여 경선을 통해 김효석 의원을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그러나 당초 원내대표는 경선이 아닌 추대로 선출하려 했지만 틀어졌다는 후문. 이석현 의원이 원내대표 출사표를 던진 데 이어 강봉균 의원도 가세한 것. 범여권의 한 관계자는 “애초 김 의원을 원내대표로 추대하는 분위기였다”면서 “김 의원과 강 의원은 서로 ‘형님’ ‘아우’하는 사이로, 강 의원이 김 의원 지지를 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막판에 김한길 의원의 ‘주문’이 작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강 의원은 김 의원의 '은근한' 지지에도 불구하고 표결에 나가 28표를 얻는 데 그쳤다. 김 의원은 39표를 얻어 원내대표로 선출. 이와 관련, 이 관계자는 “도무지 이해가 안간다”면서 “창당준비위 당시 ‘지분싸움’이라는 비판을 일었는데도 불구하고 원내대표까지 굳이 이렇게 했어야 했는지…”라며 혀를 찼다.

    이와 함께 통합협상 우선 대상자를 둘러싼 민주신당의 ‘오락가락’식의 행보에 대해서도 범여권 관계자들은 눈쌀을 찌푸리고 있다. 민주신당이 민주당의 정통성과 열린당의 국고보조금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는 것인데 그야말로 ‘새정치를 하겠다’는 민주신당의 애초 정신은 뒷전이라는 설명이다.

    민주신당은 지난 5일 창당대회를 갖고 닻을 올렸지만 현재까지도 변변한 당사 하나 마련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메뚜기’신세. 대선 시즌을 맞아 서울 여의도 주변의 사무실 구하기가 어려운 현실도 현실이지만, 자금 사정도 한 몫 하고 있다는 귀띔이다.

    6일 오전 창당 후 첫 최고위원회 회의가 열린 여의도 산정빌딩은 민주신당 창준위가 사용해 오던 곳으로 고작 200여평 규모로 회의실을 포함해 방 3개가 전부다. 그러나 이마저도 최근에는 사용하기가 ‘눈치보인다’는 후문. 이 곳은 정대철 창준위 공동위원장 ‘소개’로 마련된 공간인데, 정 위원장이 민주신당의 공동대표로 선출되지 못한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