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학규 전 경기도 지사와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측간의 ‘신경전’이 접입가경이다.

    범여권 대선경쟁 구도에서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이들의 입장에선 범여권의 본격적인 경선을 앞두고 초반 ‘기선잡기’ 싸움에서 밀리면 향후 판세 회복이 쉽지 않다는 판단이 깔린 듯 초반부터 사활을 걸고 나섰다. 

    손·정 양측의 물밑 신경전이 한나라당 이명박 박근혜 두 후보간의 싸움 못지 않다는 말도 나온다. 손·정 양측이 초반 기선잡기를 위해 가장 크게 신경을 쓰는 부분은 ‘세몰이’. 일단 손 전 지사측은 9일 대선출마선언식 성격을 띤 ‘비전선포식’을 통해 대세몰이에 나서 초반 기선제압을 확실히 한다는 심산이다. 9일 전후로 현역 의원 40~50명의 캠프 합류가 마치 예정이나 돼 있는 듯한 분위기를 흘린다.

    이에 맞서 정 전 의장 측도 손 전 지사의 ‘비전선포식’을 겨냥해 일종의 ‘물타기’ 전략으로 맞서겠다는 계산이다. 현역 의원을 비롯한 세규합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손 전 지사의 ‘비전선포식’ 등에 맞춰 대규모 지지의원 명단을 내놓겠다는 의중이다.

    이같은 세경쟁 과정에선 특히 양측의 노골적 신경전이 전개되고 있다. 양측 모두 범여권의 절대적 지지기반인 호남에서의 세규합을 유독 신경쓰고 있는데 “광주는 손에게 넘어갔다. 전주도 정이 힘들다고 하더라” “왜 가만있는 사람들한테까지도 흔들기를 하느냐. 민심대장정 한다면서 뒤로는 호박씨를 까고 있다” 는 등의 말이 서로 흘러나온다.

    양측은 지지세 의원 숫자에 대해서도 상당한 신경을 쓴다. 만나는 기자들에게 “저 쪽은 몇 명 이냐, 누가 누구한테 간다고 하던데…” 등 탐색전을 벌이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부 진영에선 상대 진영을 공격하기 위한 소재를 기자들에게 ‘친절하게’(?) 설명하는데 열을 올리기도 한다. 연락처까지 쥐어주며 “한번 취재해 보라”고까지 권한다.

    아울러 최근엔 386 핵심 의원의 손 전 지사 캠프 합류 움직임과 관련, 정 전 의장이 이들에게 전화를 걸어 ‘나를 밀어달라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특정주자 캠프로 가야 하느냐’고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 내용을 놓고 정 전 의장측은 발끈하기도 했었다. 한 관계자는 “분명 누군가 이딴식(언론에 흘리기)으로 하는데…, 누군줄 안다”면서 격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