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상대적 취약지역으로 분류되는 충청을 집중 공략, '대세몰이'에 나섰다. 이 전 시장은 충북 대선주자 합동연설회를 하루 앞둔 2일 대전과 청주를 순회하고 지역공약을 발표하며 충청 민심·당심챙기기에 공을 들였다.
1박 2일 일정으로 대전에 도착한 이 전 시장은 먼저 대덕구 소재 대전농수산물 시장을 방문한 뒤, 대전시당에서 대전충남지역 공약을 발표했다. 이 전 시장의 대전 방문에는 전여옥 전 최고위원과 대전여고 출신인 진수희 의원이 동행했다. 이날 이 전 시장의 충청방문에 맞춰 노무현 정권 초대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냈던 윤진식씨 등 충북지역 인사 747명이 이 전 시장 지지선언을 해 '이명박 바람'을 선도했다. 윤 전 장관은 이 전 시장 캠프 경선대책위원회의 공동부위원장으로 임명됐다.
대전농수산물 시장을 찾은 이 전 시장은 상인들을 격려하며 "경제가 좋아져서 농사를 짓는 분의 주름살을 펴고 중개상인들도 활기에 찼으면 한다"면서 "서민들이 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 전 시장은 "용기를 잃지말아달라"며 "금년 한해만 기다리십시오. 내년부터 좋아질 겁니다"라며 힘주어 말했다.공판장 내 한 상인은 이 전 시장과 일행에게 수박을 잘라주며 응원했으며, 특히 이 중도매인의 번호 '74번'은 이 전 시장의 '대한민국 747(경제성장률 7%, 개인소득 4만달러, 세계 7대 경제강국)'구상을 연상시켰다. 이 전 시장은 그 자리에서 수박 한 덩이를 구입했으며, 전 전 최고의원은 "복(福)수박"이라며 받아 들었다. 상인들과 과일을 함께 들며 간담을 나누던 이 전 시장에게 지역상인 최삼돈씨(41)가 이 전 시장의 건강을 걱정하면서 "고추를 많이 먹어야한다"고 한 뒤, "고추가 돼야한다"는 의미심장한(?) 농담을 던져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전 시장은 이후 대전시당에서 △ 금강운하 구상 △ 국제과학기업도시 건설 △ 자족능력을 갖춘 행정중심복합도시 개발 △ 대덕R&D특구 지원 △ 평택·당진항의 경제자유구역 지정 △ 예산·홍성으로 충남도청 이전 지원 등 지역공약을 발표했다. 이 전 시장은 행정도시 착공식 불참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현 정부가 이명박을 초청 안한 것이 가장 큰 이유"라면서 "현 정권이 이명박이 대통령되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서울시장 재임시절 행정수도 이전에 반대입장을 나타낸 데 대한 이 지역의 반감을 불식시키는데도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노 대통령이 한나라당의 당직자를 불러놓고 '선거 때 재미 좀 봤는데, 한나라당도 총선 앞두고 재미 좀 보시라'고 했다"면서 "(당시 수도이전 문제는) 그렇게 재미를 보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헌법재판소에서 합헌 해석이 내려졌고 국회를 통과했기 때문에 행정의 일관성을 유지한다는 측면에서 중도에 계획을 바꾸면 옳지않다"며 행정도시 건설을 지원하게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 전 시장은 "한나라당은 전부 다 처음에 (수도이전을) 반대했었다"면서 "지금 중간에 찬성한 사람이 충청표를 의식해 처음부터 지지한 것 처럼 하지만, 처음부터 지지한 사람은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재보궐 선거 이후 '군대를 동원해서라도 수도이전을 막겠다고 한 사람과 함께 유세했으면 표 더 떨어졌다'고 주장한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한 발언으로 비쳐졌다.
이 전 시장은 또 '이날 박 전 대표측에서 금품살포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는 지적에 "그런 식으로 중상모략을 하고, 불필요한 얘기하면 되느냐"며 "한나라당이 정권교체해야하는데 모함해서는 안된다"고 짧게 답했다. 청주로 이동한 이 전 시장은 고속철도 충북 오송분기역에서 충북지역 공약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전 시장은 △ 한반도 대운하를 통한 청주 내륙항구 물류단지 조성 △ 동양의학 중심의 메디컬 콤플렉스 △ 중원문화 르네상스 프로젝트 등 지역발전을 위한 공약을 밝혔다. 그는 이어 청주 육거리시장을 방문, 충청 민심챙기기를 이어갔다.[=대전·청주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