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도통합민주당(박상천·김한길 공동대표)이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대통합 논란을 둘러싼 내부 이견이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김한길 공동대표가 박상천 대표에게 사실상 대통합 ‘최후통첩’을 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창당한지 불과 한달도 되지 않아 자칫 당이 쪼개질 위기에 처한 것. 현재까지 기존 입장을 완강히 고수하는 박 대표에게 전방위적인 ‘압박’이 가해지고 있는 형국이다.

    김 대표는 2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박 대표에게 “통합민주당이 제3지대 대통합 신당 창당에 참여하는 데 원칙적으로 동의했으니 보다 전향적이고 적극자세로 대통합에 앞장서 달라”고 제안했다. 김 대표는 또 ‘열린우리당 해체론’ ‘열린당과의 당대당 통합불가론’의 기존입장에 대해서도 “제3지대 제세력과 논의해서 결정에 따르겠다. 그 결정에 따르는 것이 맞다”며 사실상 철회를 시사했다.

    김 대표는 이같은 입장 변화에 대해 “당내 일부의 이탈이나 압박 때문이 아니라 대선승리를 위해 솔로몬 왕의 재판정에 선 진짜 어머니의 심정으로, 통합민주당이 이제는 입장을 정리할 때가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기존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박 대표에게 적극적인 대통합을 주문하는 제안 형식을 빌었지만 사실상 박 대표의 결단을 촉구하는 ‘최후통첩’성 압박이라는게 당 안팎의 지배적인 해석이다. 김 대표는 일단 막판까지 박 대표 설득에 나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탈당 등 단에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창당한지 한달도 채 되지 않아 당이 쪼개지는 일이 벌어지는 셈이다.

    이와 함께 김효석·이낙연 의원 등 이른바 당내 대통합파 8인은 김 대표의 기자간담회 직후 입장을 발표하고 “김 대표의 진정성에 깊은 신뢰를 보낸다”며 “개혁세력 대통합의 장에 함께 나설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김 대표의 대통합에 대한 의지가 당내 반통합세력의 반발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어 왔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앞으로 김 대표와 당적정리를 포함한 모든 일정을 같이 협의해서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효석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와 박 대표가 같이가면 좋겠지만, 막차시간이 있으니 24일 (제3지대 대통합신당)창당준비위원회와 발기인대회 등의 일정은 그대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24일 창준위 단계에 들어서면 이중 당적 등 정치도의적인 문제가 있으므로 중도통합민주당 와해 여부의 일차고비는 24일이 될 전망이다. 김 의원은 “김 대표의 이같은 결정으로 박 대표가 상당한 압박을 느낄 것”이라고 했으며, 이낙연 의원은 “박 대표가 상당히 외로울 것이다. 박 대표로서는 상당히 힘든 선택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열린당 해체론’ ‘열린당과의 당대당 통합불가론’을 견지하고 있는 박 대표의 향후 결단에 범여권의 우선적인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