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한나라당의 유력 대선후보를 겨냥한,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막말’이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폭언’에 가까운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이 전 총리의 행보를 놓고 정치권 안팎에선 범여권 대선주자로서의 ‘입지다지기’ 전략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 전 총리는 10일 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대해 “간덩이도 보통 큰 간덩이가 아니다” “TV 토론에서 저한테 걸리면 박살난다”는 등의 ‘독설’을 쏟아냈다. “이 전 시장의 한나라당 후보가 되면 한나라당은 그날로 끝이다. 문 내려야 한다. 문내리게 되면 내년 총선도 문내리게 된다”고도 했다.

    이도 모자라 그는 “이 전 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중 한 분이 한나라당 후보가 된다는 보장도 없다”며 “한나라당이 경선을 잘 치를지 걱정”이라고도 주장했다.

    또 지난 6일에는 경남 창원을 방문해 당원대상 간담회 등을 가지면서 이 전 시장을 겨냥, “위장전입과 잇단 땅 문제 등을 볼 때 갓 결혼한 신랑이 목욕도 하지 않고 종기투성인 채로 신부(국민)한테 대드는 격”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한나라당 사람한테 정권을 맡기면 사리사욕을 채울 것이며 (이 전시장의) 서울시장과 현대건설 재직 당시 했던 일을 봐도 그렇고 (박근혜 전 대표의) 정수장학회도 그런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앞서 5일에는 한나라당의 ‘텃밭’인 부산을 찾아 이 전 시장의 위장전입 의혹 등을 거론하며 “사찰대상도 못되는 사람”이라고 했다. 또 “(이 전 시장은) 서초동에 자기 건물이 있는데 고도제한을 풀었다"며 "전두환 시대에도 못하는 일인데 정말 용감하기 이를 데 없다. 이렇게 용감한 사람은 생전 처음 봤다"고 비꼬기도 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대해서는 “정수장학회를 빼앗아갔으면 돌려줘야 한다. 상식이하의 일이다"면서 "옛날 같으면 붙잡아갔다. 우리 정부니까 안 붙잡아 가는 것"이라고 서슴없는 ‘막말’을 쏟아냈다.

    이 전 총리는 지난달 14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6.15 남북공동선언 7주년 기념행사’ 시작에 앞서 범여권의 대선주자들과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가진 면담자리에서도 “이명박 흔들리는 걸 봐서 박근혜가 될 것 같다” “이명박은 너무 약점이 많아서 낙마할 것 같다”고 말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었다.

    이 전 총리가 이처럼 최근 들어 유독 한나라당의 유력 대선후보를 겨냥해 ‘독설’을 쏟아내고 있는데 대해 정치권 안팎에선 범여권의 대선주자로서의 전략적 행보와 연관 짓는 모습이다. 지지율 높은 한나라당의 유력 대선주자에 대한 적극적인 공세를 취해 범여권 주자로서의 자신의 입지를 부각시키기 위한 일종의 범여권 내 대선주자로서의 ‘입지다지기’ 전략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이와 더불어 대선 출마를 저울질 중에 있는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움직임도 이 전 총리의 입을 ‘거칠게’(?) 만들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친노(親盧)진영의 대표주자로서의 입지를 굳히기 위해서는 이에 상응하는 결과물을 보여줘야 하는데 지지율 등에 있어서 별다른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자, 전략적인 ‘독설’로 이어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유 전 장관은 이 전 총리가 친노진영의 대표주자로 부각되지 못할 경우를 대비,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선 출마 여부를 조율중에 있다는게 정치권 안팎의 시각이다. 

    한편, 이 전 총리의 이같은 ‘독설’에 대해 한 유명 인터넷포탈 사이트에는 네티즌의 격한 댓글이 올라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국정능력은 없으면서 입만 살아가지고, 말장난으로 국민을 기만하지 말고 골프장으로 가라”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이게 무슨 깡패두목 뽑는 선거냐”며 “명색이 국가를 이끄는 대통령을 뽑는 선거를 하는데 지껄이는 말이라는 것이 시정잡배보다 못하니…”라며 혀를 찼다. 이 네티즌은 “제발 자기 자신의 입부터 다시 한 번 양치질 깨끗이 하고 국민 앞에 당당히 나서 국민에게 희망과 비전을 주는 감동의 정치를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한나라당도 김대은 부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대선후보로서는 차마 할 수 없는 뒷골목 수준의 막말”이라면서 “한마디로 열린당 대권후보 수준이 어떤지 가히 짐작 할 수 있다”고 강력 비판했다.

    김 부대변인은 “이 전 총리는 교육부총리 시절 한국 교육의 백년대계를 무너뜨려 후퇴시키고, ‘이해찬 세대’라는 가슴 아픈 단어의 장본인이다. 또한 작년 3.1절 골프 파동으로 총리직에서 쫓겨난 전형적인 실패한 정치인”이라며 “그동안 교육과 내각을 망친 것도 모자라 이제는 대권에 도전하여 대한민국을 통째로 거덜 내려고 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그는 또 “함량 미달의 불량 대권 후보 이 전 총리는 북한이나 오가며 신북풍에 기대 몸값 부풀리기나 하지 말고 스스로 대권후보를 사퇴하길 바란다”며 “거듭 당부하지만 이해찬 의원은 대권후보를 사퇴하는 길 만이 대한민국을 살리고 국민을 구하는 일이라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