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정부기관의 한반도 대운하 보고서) 그걸 갖고 (나를) 공격했지만 우리끼리는 흉볼 것 없다. 감싸고 가야한다"고 말했다. 9일 보고서 유출사건을 수사중인 경기지방경찰청이 박근혜 전 대표의 유승민 의원에게 수자원공사의 보고서 존재가 언론보도 이전에 먼저 알려졌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후보자신은 '역공'보다 '포용'을 거듭 강조, 선두주자로서 '대승적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비쳐졌다.

    이 전 시장은 이날 제주도를 방문, 제주시민회관에서 열린 도당 당원교육에서 "경찰이 누굴 시켜 (대운하 보고서를) 우리 (한나라당) 상대 캠프에 줬다고 발표했다"며 이같이 짧게 언급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은 자기가 못하는 것을 누가 하겠다고 하면 다 '턱도 없다'고 그런다"며 대운하 구상에 대한 노 대통령의 비난을 반박한 뒤 "그 설을 만들어 누굴 시켜 우리 상대 캠프에 줬다고 발표됐지만 우리끼리는 흉볼 것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감싸고 가야한다"고 말해 행사장을 가득 메운 1000여명 당원들로부터 갈채를 받았다.

    이 전 시장은 노 대통령과의 대립각을 이날도 분명히 세웠다. 그는 "노 대통령이 취임할 때 140조원이던 빚이 지금은 300조원이 됐다"며 "세계기록(이다). 어이구"라며 혀를 찼다. 이 전 시장은 또 "우리 같으면 잠도 안올 것 같은데 눈도 깜빡않는다"며 "'다음 대통령 네가 책임져라'는 식"이라고 비난을 이어갔다. 그는 "(노 대통령은) 그 전에 세금을 안내봤으니, 세금 올리는 것도 겁을 안낸다"고도 했다.

    이 전 시장은 "어릴 적 남과 싸울 때 어머니가 '네가 잘못하지 않았지만 참아라'는 이야기를 상기하고 있다"면서 "잘못하지 않았지만 한나라당이 정권교체할 때까지 하나가 되려고 참고, 또 참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선이 최종목적이 아니라, 본선이 최고의 승리"라면서 "이명박을 본선에 내보내지 않으려는 공작에 국민은 속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 또 "전직 대통령도, 현직 대통령도, 그리고 여기저기서 '이명박은 안된다'고 한다. 저 요즘 바쁘다"며 당 안팎의 집중적인 정치공세에 대한 심경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친.인척 명의의 부동산이 자신의 차명 재산이 아니냐는 일각의 의혹 제기와 관련, "내 재산을 남의 이름으로 하는 그런 일은 하지 않고 살아왔다"고 말했다.

    앞서 이 전 시장은 제주 오현고등학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은 똑같은 실수를 두번하고, 똑같은 후회 두번하는 것"이라며 "살면서 때로는 실패가 있겠지만 좌절하지 말고 도전하고 도전하라"고 역설했다. 이 전 시장은 제주 당원교육에 이어 지역 재래시장인 동문시장 찾아 상인들을 격려, 제주민심 챙기기에 주력했다. 이날 이 전 시장의 제주 방문에는 제주가 처가인 연기자 유인촌씨가 동행했다.[=제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