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우리당이 연일 한나라당 내 유력 대선 예비후보 ‘이명박 때리기’에 진력을 다하고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내는 논평도 모자라 4일에는 이 전 시장 관련 의혹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도표까지 등장했다.  한나라당 내 치열한 검증공방과 맞물려 열린당은 지금이 마치 올 연말 대선 승패를 가르는 분수령으로까지 판단한 듯 사활을 걸고 나선 모습이다.

    이날 오전 열린당 선병렬 의원은 도표와 그림판 등을 들고 국회 기자실을 찾았다. 곧이어 선 의원은 자신이 가져온 그림판 등을 펼쳐보이면서 ‘이명박 일가의 부동산 투자 해설’이라는 제목으로 기자브리핑을 시작했다.

    선 의원은 “요즘 이리 터지고, 저리 터지고 있는 이명박씨 일가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보면서 내용이 너무 복잡해서 국민들도 참 헷갈리는 것 같다”며 브리핑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명박씨가 현대건설 월급사장을 하면서도 워낙 요령이 좋아 돈을 많이 번 것은 알겠는데, 처남이라는 김재정씨와 인적사항이 베일에 쌓여있는 큰형 이상은씨는 뭐를 해서 그 많은 돈들을 벌었는지 참 복잡하고 머리가 아플 지경”이라고 했다.

    선 의원은 계속해서 이번에는 ‘1977-1992 이명박 현대건설 사장 및 회장 재직시 부동산구입 주요현황’ 도표를 내밀었다. 

    도표 설명이 끝난 그는 “작은 거짓말이 큰 거짓말을 낳고 거짓이 거짓을 낳는 법”이라면서 “교회의 장로이시기도 한 이명박씨에게 기대하는 것은 제발이지 거짓이 아닌 ‘진실된 사실’을 알려 달라는 것”이라고 ‘부탁’(?)했다. 선 의원은 이도 부족했는지 “국민들이 이명박씨에게 ‘별다른 도덕성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하니까 기고만장해 진 것 같은데 그러다가 큰 코 다친다는 것을 유념하길 바란다”고 ‘충고’(?)까지 곁들었다.

    선 의원은 또 최근 한 신문에 실린 이 전 시장의 프로필 가운데 ‘존경하는 인물에 간디’라고 나왔던 것을 운운하며 “언론이 뭐라 하고 국민이 뭐라 하던 간디의 ‘무대응, 무저항 정신’으로 꿋꿋하게 버텨보겠다는 심산인 것 같은데, 이러다가 혹시 ‘이명박씨’ 때문에 인도와 외교분쟁이 있을까 두렵다”고 했다. “인도 국민들이 이 사실을 알면 얼마나 기분 나쁠 것이냐”고도 했다.

    선 의원은 이어 “이명박 캠프는 ‘무대응, 무저항’ 한다면서 애꿎은 ‘청와대와 정부’는 왜 물귀신처럼 잡고 늘어지면서, 정치공작이라고 징징대며 덮어 씌우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박근혜에게 뺨 맞고, 언론에게 뺨 맞고 왜 엉뚱하게 화풀이 하려 하느냐, 그래서 한두번 재미 봤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거 오래 못 간다”고도 했다.

    이어 이날 오후에는 서혜석 대변인이 현안 관련 브리핑에 나서 철저한 검증을 촉구하면서 ‘이명박 때리기’에 가세했다.

    서 대변인은 "이명박.박근혜 양대 주자에 대한 각종 의혹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한나라당이 권력기관의 대선개입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면서 “한나라당이 ‘부동산 게이트’로 위기에 빠진 ‘이명박 일병 구하기’에 나선 셈”이라고 힐난했다. 서 대변인은 “박근혜 후보는 이명박 구하기의 곁가지일 뿐”이라면서 “이명박 후보의 위기 국면을 전환하려는 고도의 정략인 것이며 이것이 바로 공작정치이자 구태정치”라고 강력 비난했다.

    서 대변인은 “진실을 밝히지 못하기 때문에 엉뚱한 음모설을 주장하는 것이다. 본질을 호도하지 말기를 바란다”며 “언론 등의 의혹제기는 당연한 것이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의 도덕성 검증을 위해 사실을 확인하고,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언론의 당연한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서 대변인은 “한나라당과 이명박, 박근혜 후보는 언론이 제기한 사실이 거짓이라면 명쾌히 해명하면 될 것”이라면서 “한나라당과 이명박 후보는 진실을 은폐하려 하기보다 ‘부동산 게이트’의 진실을 밝히길 경고한다. 당장 비겁한 짓을 멈추길 촉구한다”고 했다.

    이에 앞서 이규의 당 부대변인도 이 전 시장이 자신에 대한 각종 '네가티브' 공세에 대해 무대응 방침을 밝히자 이를 힐난하는 논평을 1․2탄으로 내기도 했었다.

    당시 이 부대변인은 ”검증받다 ‘무대응’으로 도망가는 이 전 시장“이라면서 ”근거 있는 각종 의혹제기에 대응해봐야 손해 볼 것은 뻔한 것, 그럴 바에 상황이 불리할 때는 삼십육계(三十六計) 중 도망가는 것이 상책이라 검증받다 ‘무대응’으로 맞서 도망가 위기를 모면하겠다는 속셈인 것”이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그는 또 “삼십육계 줄행랑 중 도망이 상책이라며 막다른 골목길에 다다른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국민들 감시의 눈앞에서 ‘무대응’ 방식으로 도망가 봐야 ‘오천만 국민의 손바닥’인 것”이라고도 했다. 

    이와 함께 중도통합민주당도 ‘이명박 때리기’에 가세했는데, 장경수 대변인은 4일 브리핑을 통해 “처남인 김재정씨의 부동산 투기의혹과 관련해 차명재산 의혹을 받고 있는 한나라당 이명박 경선후보가 ‘20년전 개인정보가 어디서 나왔겠느냐’며 강력 대처하겠다고 한다”면서 “이는 본말이 뒤집어진 주장이며, 가당치 않은 말”이라고 힐난했다.

    장 대변인은 “출처를 권력기관이라고 의심할 만큼, 자료의 신빙성이 높다면 자료가 사실임을 인정한 것과 다름없다”면서 “중요한 것은 자료가 어디에서 나왔는가가 아니라 자료가 있다는 사실 그 자체이며 또한 부동산투기의혹이나 차명재산의혹 또한 정황적으로 진실일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대변인은 “이명박 경선후보가 공작 운운할 때가 아니라, 자신의 결백을 밝히기 위해 바쁘게 해명 노력을 해야 마땅한 상황”이라며 “그런데도 이명박 경선후보가 해명을 위한 노력을 보이지 않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의혹이 모두 사실이어서 해명할 것이 마땅치 않기 때문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