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합 추진 문제를 둘러싸고 열린우리당 중심의 대통합파와 중도통합민주당간의 주도권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상대 진영을 향해 쏟아내는 논평 하나하나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격한 반응까지 쏟아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더불어 열린당을 탈당한 의원들에 대한 영입작업도 물밑에서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범여권 일각에서는 이명박·박근혜 한나라당 두 대선주자간 검증 공방보다 더 살벌하다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

    최근 열린당 서혜석 대변인은 중도개혁통합신당(통합신당)과 민주당간의 통합과 관련, “양당의 통합이 평화개혁세력의 분열로 고착화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브리핑을 했다. 서 대변인은 통합신당에 대해 “대통합의 밀알이 되겠다며 (열린당을) 탈당했던 초심을 생각해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곧이어 서 대변인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는 일이 벌어졌다. 서 대변인의 이같은 브리핑에 대해 특정 정파의 핵심 모 의원이 서 대변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와 "어디서 그딴 식으로 정치를 배웠느냐" "그딴 식으로 정치할거냐"는 등의 막말을 퍼부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화를 받은 서 대변인은 매우 황당해 하면서도 안절부절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사실을 확인해준 열린당의 한 관계자는 “그쪽이 급하긴 급했던 모양”이라면서 “너무 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범여권 대선예비주자 연석회의를 놓고서도 2일 열린당 중심의 대통합파와 통합민주당은 신경전을 벌였다. 박상천 통합민주당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선예비주자 연석회의에 대해 “권력을 위한 이합집산에 불과하다”면서 “그 곳에 모인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려고 모인 정치인”이라며 힐난했다. 그는 또 “한국의 정치행태를 전근대적 정치행태로 끌어가므로 대단히 우려할 만 하다”고 말했다. 

    이어 유종필 대변인도 현안 브리핑을 통해 “당내에 중도개혁대통합추진위원회(가칭)를 구성해 중도개혁주의를 지지하는 모든 분을 영입하기로 했다”면서 “현재 열린당 탈당파 중 절반이 넘는 20여명이 ‘진성탈당자’로 구분되고 있기 때문에 이 분들을 우선 영입 대상으로 하고 열린당 안에 있는 중도개혁주의자들도 적극 영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본격적인 의원 영입 작업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또 조만간 박상천 김한길 통합민주당 공동대표가, 연석회의 참여 의사를 밝힌 손학규 정동영 두 예비후보를 만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고 유 대변인은 전했다.

    이에 대해 열린당은 “지금 필요한 것은 ‘견제와 질시’가 아니라, 역사의 요구인 대통합에 함께 하겠다는 마음”이라며 “올 대선승리를 위해, 한반도의 평화와 비상을 위해 민주당이 함께 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열린당 탈당파 의원들로 구성된 대통합추진모임 소속 우상호 의원도 “연석회의에 대해서 여러 정치세력이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은데, 적어도 대통합과 국민경선을 위한 프로세스가 진행 중일 때에는 내용도 모르면서 취지를 훼손하려는 험담을 자제해라”고 쏘아붙였다.

    한편, 4일에는 김근태 전 열린당 의장의 초청으로 국회에서 대선예비주자 6인 연석회의가 열린다. 이 자리에는 정동영 손학규 이해찬 한명숙 김혁규 천정배씨가 참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