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간 범여권의 대통합 논의에서 거리를 둬왔던 손학규 전 경기도 지사가 25일 범여권의 대통합 논의 참여 의사를 밝혔다. 손 전 지사는 이날 오후 여의도 모처에서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 회동을 갖고 이같은 입장을 공식화 했다. 

    손 전 지사는 이 자리에서 “김 전 의장의 (대선불출마 선언) 결단은 국민을 위한 대통합을 이루고자 하는 충정으로 평가한다”면서 “김 전 의장이 추진하는 대통합의 방향과 방안의 뜻을 존중하고 전폭적으로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은 줄곧 특정 정치 세력의 ‘배제’없는 대통합을 강조해왔으며, 손 전 지사에게 범여권 대선예비주자 연석회의 참여를 독려해 왔었다. 때문에 손 전 지사의 이날 발언은 사실상 범여권의 대선예비주자 연석회의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손 전 지사는 그러나 “지금 대통합은 우리 정치를 새롭게 하기 위한 새출발이 되어야지, 과거로 회귀하는 대통합이거나 특정 정치인, 정치세력간의 야합으로 비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사실상 중도개혁통합신당과 민주당의 오는 27일 합당 강행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단 손 전 지사의 이같은 발언은 범여권의 ‘세력 통합’이 교착상태로 빠진 상황에서 대선예비후보를 축으로 한 ‘후보자 중심의 통합론’에 방점을 찍고 범여권의 대통합 논의 분위기 조성에 나선 것으로엿보인다. 범여권 내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범여권 대통합 논의에서 무관심할 수 없을뿐더러, 동시에 자신이 이니셔티브를 쥘 수 있는 후보자 중심의 통합론 분위기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우상호 의원은 “범여권의 선두주자로서 적어도 대통합에 대한 원칙과 기준을 밝혔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면서 “범여권의 대통합에 기여하고 판을 만드는 일에도 기여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일단 손 전 지사가 범여권 대통합 논의 참여 의사를 밝히고 나섬에 따라 일단 범여권의 통합 논의가 새 국면을 맞고 있는 상황이다. 범여권 내 각 정파간 ‘세력 통합’에 초점을 맞춰져 왔던 그간의 범여권 대통합 논의 흐름이 대선예비후보를 중심으로 한 ‘후보자 중심 통합론’ 쪽으로 급속도로 쏠리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당장 이해찬 전 국무총리와 손 전 지사,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등 범여권의 유력 대선주자를 중심으로 한, 본격적인 통합 주도권 경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정 전 의장의 선택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범여권내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손 전 지사와 친노진영의 대표주로 부각되고 있는 이해찬 전 국무총리 사이에서 끼인 모습인데, 정 전 의장의 통합민주당(중도개혁통합신당+민주당) 합류설이 나도는 것고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 정 전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손 전 지사의 범여권 대통합 논의 동참에 대해 "환영한다"며 "한나라당을 탈당하는 것도 어려운 결단이었지만 그러나 대통합이 되도록 기여하는 것 역시 그것못지 않게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현재까지 전망이 잘 안섰던 이른바 후보자 연석회의, 제정파간 연합.통합에 탄력을 가할 수 있는 요소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손 전 지사는 26일 오전 정동영 전 열린당 의장을 만나 최근의 대통합과 관련한 의견을 나눌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손 전 지사는 조만간 범여권 대통합 논의 참여 의사를 밝히고, 경선참여 또는 연석회의 참여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힐 예정인 것으로도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