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대전에서 세번째로 열린 한나라당 정책토론회는138분 동안 후보간 격한 토론이 계속되면서, 경선경쟁의 열기를 뿜어냈다. 앞선 두번의 토론회의 질문이 이명박 후보에 집중된 것과 달리, 통일외교안보 분야에 집중한 이날 토론회에서는 박근혜 후보를 향한 다른 후보들의 날선 공세도 함께 이어지며 관심을 더했다.

    이 후보에게는 최근 발표한 '비핵개방3000' 구상, 이산가족 상설상봉소 설치 등 정책 검증이 주를 이뤘고, 박 후보에게는 그가 강조해온 국가관에 대한 공세가 이어졌다. 토론회가 끝난 후 이 후보와 박 후보 양측은 "누가 김정일을 다룰 지도자인지 확인했다" "외교대통령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며 각각 만족하는 표정을 지었다.

    토론회 이후 이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조금씩 테마가 다르기 때문에 (분위기가 다르고), 열띤 공방도 있었다"면서 "한나라당이 정책정당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국민에게 좋은 인상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토론의 맥을 끊는 방청석 일부의 반응에 대해서는 "장내 분위기는 역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측 진수희 대변인은 "누가 김정일을 가장 잘 다룰 수 있는 지도자인가를 확인 할 수 있었던 토론회"라고 자평했다. 진 대변인은 "김정일을 향해 핵 포기와 개방을 강하게 주문하면서도, ‘비핵 개방 3000 구상’이라는 핵 포기 유인 동기를 제시한 것은 이 후보만의 창의적 발상"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진 대변인은 또 "사실상 여권의 대북 정책과 흡사한 고진화 후보의 대북정책에 당원들의 우려가 표출되어 토론회 진행이 원활하지 못했던 점은 안타깝다"고 말해, 과열된 장외경쟁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장광근 대변인 역시 "다른 후보들이 탁상공론식 대북정책과 통일구상을 논할 때, 또 박 후보가 '3단계 평화통일론' 같은 기존의 선언적 통일구상과 다를 것 없는 방안을 제시할 때, '나들섬' 같은 창의적인 남북경제협력 방안을 제시하여 실질적인 북한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구체적 청사진을 보여줬다"고 호평했다.

    박 후보는 토론회에 만족해 했다. "답을 하려다 끊어지거나 질문을 여러개 했는데 하나만 답변해야 하는 게 아쉬웠다"고 말했지만 "국가지도자의 외교·안보·국방에 대한 철학이나 정책은 나라 운명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말할 기회를 얻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의 표정도 밝았다. 토론회 직후 기자실을 찾은 박 후보는 취재진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박 후보 캠프에서도 크게 만족해 하는 분위기다. 정책메시지 총괄단장인 유승민 의원은 "1,2차 토론회에 이어 이번에도 압승했다"고 주장했고, 이정현 공보특보는 "여성지도자로서 가장 어려웠던 국방과 안보에 대한 편견을 없앴다"고 자평했다. 이혜훈 대변인은 "외교대통령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 토론회"였다고 했다. 이 대변인은 "경제토론회에서 탄탄한 컨텐츠로 경제지도자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 데 이어 이번 토론회에서는 경제는 물론 안보까지 확실히 책임질 수 있는 외교대통령의 충분한 역량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대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