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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불출마 선언을 한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14일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와 회동해 눈길을 끌었다. 김 전 의장이 불출마 선언 이후의 행보이기도 했지만, 또 불출마 선언 당시 범여권에 연석회의 참여를 주문한 직후 첫 만남의 대상으로 손 전 지사를 꼽은 것이기에 더욱 주목됐다. 김 전 의장과 손 전 지사는 이날 서울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조찬을 하고 향후 범여권의 대통합에서 힘을 모으기로 합의했다.
먼저 도착한 김 전 의장은 "나하고 좀 떨어져서(상관없이) 기자들이 많이 왔다"고 했고, 손 전 지사는 도착하자마자 "아침 식사 자리에 왜 이렇게 기자들이 많으냐"고 운을 뗐다. 손 전 지사는 다시 김 전 의장을 향해 "얼굴 좋아졌다. 마음 고생도 많았을 것"이라고 위로와 격려를 보냈다.
손 전 지사가 "김 전 의장, 어려운 결단했다"고 하며 "(이번 결단은) 살신성인, '김근태 정신'으로 남을 것"이라고 덕담했다. 이에 김 전 의장은 "마음을 비우고 나니까 마음에 평화가 오더라"면서 "국민은 '다 합쳐라, 대통합하라'는 지상명령을 내리고 있다. 과거 회귀 세력, 양극화에 무조건 감세론을 주장하는 세력, 부패를 청산하지 않은 세력에게 21세기가 넘겨져선 안 된다"고 말하며 손 전 지사에게 '대통합 참여'를 압박했다. 또 "많은 국민이 손 전 지사가 국민 경선에 역할하기를 기대한다는 것을 알아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난 8일에 열린당을 탈당한 초재선 의원 그룹의 한 사람인 우상호 의원은 이날 회동에 대해 국회 브리핑을 했다. 우 의원은 "이번 회동은 불출마 선언을 한 이후에 김 전 의장이 직접 오래된 친구인 손 전 지사에게 전화를 걸어서 만나자고 연락을 했고, 통화과정에서 손 전 지사가 쾌히 응낙해서 된 것"이라며 "오늘 만남 속에서 두 사람은 과거 회귀적 냉전적 수구세력의 집권을 막고, 평화개혁세력의 대동단결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한편, 김 전 의장은 손 전 지사와의 조찬에 앞서 MBC 라디오 프로그램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불출마 선언 당시 7명에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7명을 참여범위로 정한 것이 아니다. 유연하다"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은 당시 정동영 전 열린당 의장, 손 전 지사, 이해찬 전 국무총리, 한명숙 전 총리, 김혁규 의원, 천정배 민생정치모임 의원,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을 꼽았다.
김 전 의장은 "지금 중요한 건 국민경선제에 조건 없이 동의하고 그것을 추진하기 위한 연석회를 여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들을 만나) 그것을 강조할 생각"이라면서 "다음주 초까지는 다 만날 생각이다. 대선주자들과 각 정치세력의 대표자, 열린당 당 의장이나 민주당 대표, 중도개혁통합신당 대표도 포함해서 다 만나겠다"고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전날 한 방송사와의 회견에서 "대통합의 중심은 민주당이 돼야 된다"고 말한 것과 관련, 김 전 의장은 "전적으로 이해 되지만, 견해가 좀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전 의장은 "(김 전 대통령의 말은) 민주당의 역사성과, 유력 대선후보가 없는 민주당과 통합신당의 소외감을 극복하는 격려, 후보자 연석회의와 대통합신당 추진위원회 사이의 균형을 강조한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대통합신당에 있어서는 민주당의 얘기를 경청해야 되지만, 국민경선제를 추진하는 후보자 연석회의에 있어서는 대선 주자들을 중심으로 해서 얘기가 진행될 수 있어야 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