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은 12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열린당을 탈당한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을 '뺑소니 정치인'이라고 맹공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지지율이 낮은 김 전 의장은 대권을 포기하고 여권통합의 기득권을 갖겠다는 것"이라고 경계했다. 또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도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나 대변인은 "김 전 의장의 대권포기 및 탈당선언은 '안 되는 게임'의 출전을 포기하고 대신 여권 통합의 기득권을 쥐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며 "국민 지지도가 지극히 낮은 김 전 의장 입장에서는 잃을 것도 없는 대권을 포기하는 대신 밀알을 자처하며 명분과 실리를 취해보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 전 의장은 열린당 당의장, 원내대표, 노무현 정권의 장관까지 지낸 인물로 누구보다 국정실패의 책임을 져야할 사람"이라면서 "국정실패에 대한 참회와 반성없이 반한나라당의 문지기가 되겠다고 하는 것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힐난했다. 또 "아무리 그럴듯한 명분을 둘러대도 김 전 의장은 이제 국회의원이라도 유지하겠다는 '뺑소니 정치인'의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유 대변인도 "김 전 의장의 대권 포기는 저조한 국민 지지도와 여건을 종합해볼 때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면서 "분당과 국정실패에 대한 진솔한 반성과 사과가 빠진 점이 아쉽다"고 논평을 발표했다. 유 대변인은 "김 전 의장은 지난 2003년 민주당 분당 국면에서 당의 분열 상태를 개탄한다면서 3일간 단식농성을 벌이다가 느닷없이 탈당행렬에 투항했던 전력이 있다"며 "열린당에 참여해서 당 의장과 원내대표, 또 내각의 장관까지 지냈기 때문에 노무현 정부와 열린당의 실패책임의 맨 앞 줄에 서야할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김 전 의장이 대통합의 밀알이 되겠다고 말했지만, 속으로는 통합국면에 주도권을 노리기 위한 계산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면서 "민주세력분열과 국정실패책임의 맨 앞줄에 서 있는 김 전 의장은 통합을 주도할 자격이 없다"고 꼬집었다. 또 "밀알이 되겠다고 한 말에 진실이 있다면 2선 후퇴를 해서 근신하는 것이 도리이고 사리에도 맞다"며 "김 전 의장의 향후 행보를 지켜볼 것이지만, 자칫 중도개혁 대통합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