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의 12일 긴급의원총회는 '노무현 성토장'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연이은 정치적 발언과 대선개입 의도를 강력히 규탄하는 의총 자리에서 전여옥 의원은 "노 대통령은 도자기 가게에 들어온 황소"라고 힐난했고, 김형오 원내대표는 "자살폭탄 개헌에 이어 수류탄 선거법 위헌을 들고 나왔다"고 성토했다.

    전 의원은 "노 정권을 표현한다면, 투우장에서 날뛰어야 할 투우가 귀한 도자기 가게에 들어온 것"이라며 "헌법을 망가뜨리고, 질서를 유린하고, 국민의 마음을 갈가리 찢었다. 이 나라가 지향해야 되고, 아이들이 꿈꿔야 될 모든 비전을 박살냈다"고 맹공했다. 그는 "(노 대통령은) 도자기 가게에 쳐들어온 황소였다"고 덧붙였다.

    전 의원은 이어 '빅2'의 가열되는 검증논란을 겨냥, '동지애'를 강조했다. 그는 "김대업 여동생(박영선 열린우리당 의원을 지칭)이 나오고, 지역주의 화신과 손을 잡고 미소를 짓고 더러운 협상을 하고 있다"며 "그들에게 부끄러움, 수치를 깨닫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동지라는 동지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우린) 정권창출에 영원한 동지라는 것을 잊지 말자"면서 "그것이 처참하게 일그러진 헌정질서와, 온 국민의 꿈을 박살낸 도자기 가게에 들어온 황소정권을 진정으로 응징하는 길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노 대통령이 연일 정상인도 하기 어려운 막말을 써오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협박을 하고, 나아가서 선거법을 위헌이라고까지 말했다"며 "이번 대통령 선거만큼은 대통령을 비롯한 공무원들의 정치적 중립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김대업 같은 공작정치, 허위사실로 인해서 대선 결과가 바뀌는 일은 막아야 내야 한다"며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기 위한 우리들의 비장한 각오가 요구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원내대표는 "(노 대통령이) 연초부터 (대선) 판을 흔들기 위해 끄집어냈던 수법이 개헌 아니었느냐"고 반문한 뒤, "개헌이라는 자살폭탄, 이번에는 선거법이라는 수류탄을 들고 공갈협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재섭 대표는 "'순천자는 흥하고 역천자는 망한다'는 말이 있다. 노 대통령이 지금 역천자의 길을 가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며 "노 대통령은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정당, 민생과 경제에 전념하라는 민심, 국법질서를 파괴했다"고 비판했다. 강 대표는 "노 대통령은 ▲대선에서 중립을 지키겠다는 선언 ▲지금까지 대선중립을 지키지 못하고 선거관련법을 위반한 것을 국민에게 사과 ▲앞으로 특정정당의 대통령 후보를 비방하고 규탄하는 행위를 금지해야 된다"면서 "그것만이 노 대통령과 우리 정치의 불행을 막는 길이고, 역천자가 돼서 망하지 않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김기현 의원은 "노 정권 들어서 온갖 떼법이 극성을 부렸는데, 이제 떼법과 무법, 무질서의 완결판이 노 대통령에 의해 등장하고 있다"며 "법 없이 사는 사람과 법 없이도 사는 사람이 있는데, 노 대통령은 '법없이 사는 사람' 같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선관위와 헌법재판소로부터 거듭 경고를 받고 탄핵까지 갔는데도 마이동풍, 안하무인"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채택된 '노 대통령 국법질서 파괴 및 대선개입 중단 촉구 결의문'에는 ▲노 대통령은 헌정파괴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민주주의의 근간인 법치주의를 짓밟은 데 국민 앞에 백배사죄해야 한다 ▲노 대통령은 대선에 개입해 연말대선의 결과를 왜곡하려는 일체의 음모를 버리고 선량한 관리자로서 공정한 선거관리에 임해야 한다 ▲노 대통령은 남은 임기 동안 만이라도 국정과 민생에만 전념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의를 지키길 바란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한편, 이날 긴급의총에서는 ▲사학법 재개정안 ▲선거법상 대통령의 선거중립 의무를 위반 처벌조항 신설 ▲기자실 통폐합에 예비비 55억원 쓰는 것을 막는 결의안이 만장일치를 뜻하는 박수로 채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