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두 진영간에 '공천 살생부'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이명박측의 정두언 의원이 박근혜측의 곽성문 이혜훈의원을 직격한 것을 시작으로, 두 의원이 크게 반발하면서 싸움이 확산되고 있다. 이 의원과 곽 의원은 4일에 이어 5일에도 정 의원의 발언을 비판했고, 정 의원도 재반박하고 나섰다. 

    앞서 정 의원은 3일 "서울의 L의원, 대구의 K의원은 다음 선거에서 출마 불가능한 상황이 될 정도로 비방이 너무 심하다. 당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당 윤리위에 제소하고 안되면 또…"라고 이 의원과 곽 의원을 지목했다. 이른바 '공천 살생부'가 나온 것.

    곽성문 "정두언은 내 공천문제 걱정해줄 필요 없다"

    곽 의원은 5일 정 의원이 문제삼고 있는 이 전 시장의 재산관련 발언 경위를 설명하고, 정 의원의 발언을 반박했다. 그는 SBS 라디오프로그램 '백지연의 SBS전망대'에 출연해 "(이 전 시장의 재산에 대한 발언은) 지난 4월 10일에 기자 몇 사람과 회식 자리에서 비보도를 전제로 말한 것"이라면서 "정 의원이 허위사실 유포를 말했는데, 내가 공개적인 자리에서 얘기한 것이 아니라 비보도를 전제로 사적인 자리에서 이런 정보들이 돌아다닌다고 얘기한 것이 과연 허위사실이나 고의적인 비방에 해당하는지 나도 좀 검토를 해봐야 되겠다"고 말했다.

    곽 의원은 이어 정 의원을 향해 "내 공천 문제를 그렇게 걱정해 줄 필요가 없는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이 "왜곡해서 반박하는 것"이라고 반박한 것에 대해 "4일자 조간신문을 보면 전부다 '공천권 파문'이라고 기사화했다. 다들 공천권행사를 얘기한 것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라고 되받아쳤다.

    이혜훈 "정두언, 남 걱정할 떄가 아니라 본인이 더 걱정"

    이 의원도 4일 CBS 라디오프로그램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에 출연해 "남 걱정할 때가 아니라 본인(정 의원 지칭)이 더 걱정"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내가 제기했다는) 성 접대 의혹에 대해서는 언론에 수십 차례 보도된 사실이다. 언론에 보도된 사실이기 떄문에 당연히 그 부분에 답을 하라고 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나는 이 전 시장이 성 접대를 한 사실이 있다고 주장한 게 아니라, 이렇게 모든 사람들이 의혹을 제기하는데 거기에 대한 이 전 시장의 답이 뭐냐고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오히려 정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출마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한 게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의원은 "홍준표 의원도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면서 "(홍 의원도) 공천 문제 운운하는 건 반드시 당에서 문제 삼아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일이 여러 번 있었다. 지난번 장돌뱅이 발언도 비슷하다"며 "그런(장돌뱅이) 말을 한 적이 없는데 내가 했다고 했다. 이번에도 내가 허위사실을 얘기한 적이 없는데 정 의원이 그런 얘기를 하고 있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또 "이런 일이 계속되면 당을 위해서도 지금처럼 계속 참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정두언 "도가 지나치면 법적 조치 취하게 되고, 피선거권 박탈될 수도 있다는 말"

    '공천 살생부' 논란의 시작점으로 볼 수 있는 정 의원은 5일 "내 말을 왜곡해서 반박하고 있는 것"이라고 재반박했다. 정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프로그램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공천, 이런 얘기는 나오지도 않았고, 살생부 같은 얘기는 있을 수도 없는 얘기"라면서 "음해, 비방의 도가 지나치면 법적인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그러니까 공천을 하고 안 하고를 떠나서 출마를 못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향후 이뤄질 검증과 관련, "사적검증의 영역도 다 받아들일 수 있다"면서도 "검증은 허위사실을 갖고 하면 법적으로 책임을 져야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곽 의원이 정식으로 검증에 올리면 당연히 응할 것이다. 허위사실이기 때문에 당연히 응한다. 그리고 곽 의원은 책임져야 된다"면서 "이건 분명히 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후보 비방이다. 아주 엄한 처벌을 받는 중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