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지지자의 65.5%는 '빅2' 중 한 명이 경선에서 졌을 경우 "상대방을 도울 것"이라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이들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보다는 박근혜 전 대표가 더 승복하는 자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헤럴드경제신문이 케이엠조사연구소에 의뢰해 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한나라당 지지자들에게 '경선 후 패자 진영이 승자를 지원할 것이냐'고 묻자, '지원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65.5%,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은 14.7%, '모른다'는 19.7%였다.

    이와 함께 '박 전 대표가 패배시 이 전 시장을 지지할 것'이라는 응답은 61.9%로 '이 전 시장이 패배시 박 전 대표를 지지할 것'(52.1%)이라는 의견보다 높게 나왔다. 이 신문은 "박 전 대표가 이 전 시장보다 승복하는 자세를 보이고, 적극적인 대선 승리 조력자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있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결과에 대해 박 전 대표 측 유승민 의원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유권자들이 박 전 대표의 애당심을 높이 산 것 아니겠느냐. 경선 패배시 상대방에 대한 전폭 지원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고, 이 전 시장 측 박형준 대변인은 "경선 승복과 승자에 대한 아낌없는 지원은 당원으로서 너무도 당연한 것"이라고 했다.

    김경식 케이엠조사연구소 대표는 "경선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탈당을 한다 하더라도 대선후보로 출마할 수 없는 현재의 제도적 장치를 유권자들이 십분 이해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데이터가 나온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 선호도=이명박 37.6%-박근혜 25.9%, 
    지지도=이명박 40.8% 박근혜 25.9%
     

    대선주자 선호도('누가 대통령으로 적합한가')에서 이 전 시장은 지난번 조사보다 6.7%p 하락해 37.6%를 기록했고, 박 전 대표는 0.8%p 상승해 25.9%였다. 이로써 두 주자간 지지율 격차는 19.1%p에서 11.7%p로 줄었다. 이어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5.2%,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2.3%순이었다.

    '내일 대통령을 뽑는다면 누구에게 투표할 것이냐'는 지지도 조사에서 이 전 시장은 40.8%, 박 전 대표 25.9%였다. 손 전 지사 8.3%, 정 전 의장 2.3%, 한명숙 전 국무총리 1.4%, 이해찬 전 총리 1.2%,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 0.9%, 김근태 전 열린당 의장 0.8%순서였다. (기타 1.0%, 없음 17.4%)

    보통 '이·박'간의 지지율 격차는 선호도 조사에서 더 크게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지지도 조사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선호도 조사와 지지도 조사를 함께 한 이번 조사에서 이 전 시장은 지지도가 상대적으로 더 높게 나왔으나, 박 전 대표는 선호도와 지지도에서 차이가 없었던 것.

    이 신문은 "이는 선호도 조사에서 지지후보가 '없음'이라고 답한 24.6%의 응답층이 지지도 조사에서 17.4%로 줄어들면서 유력후보에게 옮겨간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이상영 케이엠조사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동일 조사에서 실시했다는 한계가 있지만 이 전 시장에 대한 밴드웨건(1위 후보에 올라타려는 현상) 효과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대중 전 대통령의 '훈수정치'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응답자의 과반은 '전·현직 대통령들이 이번 대선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6.3%가 '대선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고, 이 중 '매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층도 10.2%에 달했다. 정당 지지층 별로는 한나라당 지지자의 46.2%가 '전·현직 대통령이 대선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으나, 열린당 지지자는 6.9%, 민주당 지지자는 4.4%만이 '영향을 미친다'고 답해 상반된 입장을 나타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8~30일에 일대일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했고, 표본오차는 ±3.1%p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