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호남에서 표를 많이 받아 당선되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며 호남구애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당 경선을 염두, 전국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돋보이는 여권주자가 없어 '무주공산'격인 호남지역 대의원의 표심을 얻기위한 의도로 비쳐진다.

    이 전 시장은 19일 함평에서 함평 영광 무안신안 목포장성 당원협의회 당직자들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나는 지역적 편견이 없다"며 "그저 약한 곳이 힘을 얻도록 해야한다는 생각"이라며 호남정서에 기댔다.

    이 전 시장은 특히 "수도권보다 호남에서 표를 많이 받아 당선되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면서 "호남 당원 여러분이 용기를 갖고 12월 19일 대통령을 새롭게 뽑아서 한나라당이 이 어려운 곳에서 일을 해냈다는 말을 듣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앞서 무안신안지역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강성만 후보를 위한 지원유세에서는 "호남에서도 한나라당 국회의원을 만들어야 한다"며 지지를 호소한 뒤, "경상도에서도 다른 당 후보가 당선되는 일이 나타나야 진정한 발전"이라며 토를 달았다. 이 전 시장은 이날 광주에서 이틀째 호남민심당심잡기 행보를 시작했다. 오전 4.19 기념탑 참배로 호남일정을 시작한 이 전 시장은 무안, 나주, 순천, 여수 등지를 돌며 오는 25일 있을 재보궐선거에 나선 한나라당 후보 지원유세를 벌였다.

    한편 이 전 시장이 '스토커'식 일정방해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 박근혜 전 대표측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이 전 시장측 핵심관계자는 "아무 관련이 없는 것을 억지로 끌여다 들여 마치 뭔가 의도를 갖고 신경전을 펴는 것처럼 엮고 있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이날 무안유세에서 이 전 시장은 10시부터 20여분간 유세를 벌였으며, 박 전 대표는 10시 40분경에 도착해 조우가 이뤄지지 못했다. 박 전 대표측은 이를 두고 "이 전 시장 측이 유세시간을 오전 9시30분부터 10시30분까지 한다고 했다가 다시 10시부터 11시까지 한다고 변경하는 등 마음대로 유세일정을 수정했다"고 주장했다. 또 "강성만 후보측이 오후 1시 30분으로 유세 시작시간을 변경해달라는 협조요청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전 시장이 '끼어들기'식 일정을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이 전 시장측 관계자는 일주일전 작성됐다는 주간일정표까지 보여주며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 일정표에는 이 전 시장의 무안유세가 10시 30분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잡혀있었다. 이 관계자는 "양측다 10시 30분 유세로 잡혀있었지만 박 전 대표측이 완강히 합동유세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전날인 18일 부득이 10시 시작으로 바뀌었을 뿐"이라며 "박 전 대표측이 지나치게 일방적인 주장을 펴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또 강 후보측이 보냈다는 협조공문에도 의구심을 나타냈다. 그는 "지금까지의 지원유세 일정은 각 후보측 요청과 협의로 정해왔으며, 전부 구두 합의로 이뤄졌는데 18일 갑자기 공문을 보내왔다는 소리에 '무슨 이유가 있구나'라고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측이 '일정 방해'로 이 전 시장을 몰아가기 위한 사전작업이 아니겠냐는 의심이다.

    또 나주 영산포 지원유세에 대해서도 "박 전 대표측에서 우리가 '오후 1시30분부터 2시30분까지 유세를 하기로 돼있었다'고 주장했지만 이부터 사실과 다르다. 당초 1시부터 시작키로 잡혀있었다"면서 "아무 문제없다"고 잘라 말했다.[=함평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