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두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 간의 대리전이 여의도를 넘어 양 후보 팬클럽 간의 공방으로 이어졌다. 양측의 치열한 대립이 벌어지는 지점은 최근 포털 야후가 여론조사 결과 발표를 미루는 데서 제기된 의혹과 한나라당 당직자들의 줄서기, 이 두군데이다.

    박 전 대표의 팬클럽 '박사모'의 정광용 대표와 이 전 시장의 팬클럽 '명박사랑'의 임혁 대표는 30일 평화방송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에 출연해 설전을 벌였다. 정씨는 "야후 여론조사 결과 박 전 대표가 47%, 이 전시장이 18%가 나왔다는 설이 있는데 도대체 왜 발표하지 않느냐"며 '박 전 대표의 지지가 이 전 시장보다 높게 나와 일부러 발표하지 않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또 야후 여론조사에 함께 참여한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이 전 시장쪽 여론조사 요구를 하청받는 기업이라며 공정성에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임씨는 '박사모' 등 박 전 대표의 지지자들이 조작한 것이란 의혹을 제기하며 받아쳤다. 그는 "야후 측에서 '일부 특정후보 지지자층이 집단으로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의심돼 해당 내용을 분석 중'이라는 공지가 있다"고 대꾸하고 또 '47%, 18%지지율'에 대해선 "여론조사를 실시한 야후 측이나 갤럽 측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안나왔는데 그런 수치가 어디서 나온 것이냐"고 되물었다. 그리고 "갤럽측에서 조작했다면 애초부터 박 전 대표가 47%, 이 전시장 18%라는 수치 자체도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와 이재오 최고위원이 당직자 줄서기 문제로 격돌한 것에 대해 정씨는 이 최고 위원을 겨냥해 "최고위원이란 사람이 캠프일과 줄세우기를 해 말썽이 되고 있는데 이 정도라면 공정하게 중립을 유지해야 할 당 기구에는 참여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강 대표도 박 전 대표측이 아니냐"는 지적에 "강 대표가 박 전 대표 측근이란 증거가 어디 있느냐"며 "강 대표는 박 전 대표를 편들기는 커녕 엄정하게 중립을 유지하는 게 당직자의 의무라고 강조하고 있다"고 두둔했다. 

    임씨는 "강 대표나 이 최고위원은 자기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충실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마주보고 있는 적이나 경쟁자 보다 겉으로는 같은 식구이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적보다 더한 치졸한 무리들이 당내에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