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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남북정상회담 개최 등 북풍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 최측근인 안희정씨가 지난해 10월 북측 당국자를 만나 남북정상회담 추진 방안은 논의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한나라당은 27일 대북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특히 노 대통령이 허종 쿠웨이트 주재 북한대사에게 “가시거든 전해주세요. 진심으로 한다”고 말한 것도 정부가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하고 있다는 증거로 해석했다.
김성조 전략기획본부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개인적이고 비공식적이며 암묵적으로 약속하고 그것을 지키고자 하는 경우에 떠올리는 단어가 ‘진심으로 합니다’이다”며 “그 말을 전할 때 노 대통령이 취한 행동이나 만찬 참석자들의 전언을 볼 때 적어도 청와대 말처럼 지금의 남북관계나 대북정책을 두고 한 말은 아닌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무엇을 진심으로 하고자 하는지,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준비는 아닌지 매우 궁금하다”고 했다.
심재철 홍보기획본부장은 “남북정상회담은 무엇보다 투명하게 논의해야 한다”며 “(논의과정이 투명하지 않다면) 임기말 10%의 지지율을 가진 대통령이 역사와 국민을 담보로 한 무모한 정치적 음모”라고 비판했다. 그는 “저쪽(북한)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요구하고 받아들인다면 (그 조건으로) 무리한 요구를 할 것이고 그것을 (남한정부도) 무리하게 수용할 것이기에 ‘제2의 퍼주기’가 된다”며 “투명하고 당당하게 공개하고 국민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국회브리핑에서 “관련자들은 부인하지만 양파 껍질 벗기듯 노무현 정권이 치밀하게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한 것이 드러났다”며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북한 방문도 남북정상회담을 논의하기 위한 특사임이 명백해 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더 이상 남북정상회담 추진 내역을 감추려 해서는 안된다”며 “구체적인 추진 일정을 숨김없이 공개하고 무슨 이야기가 오고 갔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남북정상회담) 대가로 어느 수준의 대북지원을 약속했는지 밝혀야 한다”며 “국가 운명을 가르는 중요한 사안이다. 정략적으로, 대선용으로 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한나라당은 또한 한 방송국 해설위원이 라디오방송에서 출연해 ‘남북평화를 상징하는 평화는 한나라당과 대칭적인 단어로 보인다’고 말한 것에 대해 항의 서한을 보내는 등 강력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나 대변인은 전했다.
노 대통령의 ‘친미·친북 발언’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심 본부장은 “친북활동에 대한 언어유희다. 노골적으로 친북활동을 허락하겠다는 것인지, 종용하겠다는 것인지 말이 지나쳤다”거 비판했다. 나 대변인은 “미국을 끌어들여 친북을 교묘히 합리화하는 논법”이라며 “북한 주민과 상관없는 친북은 한마디로 종북(從北)이다. 북한의 비위를 맞추기 우해 쩔쩔매는 친북은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