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이 양강 구도로 재편되면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기 싸움이 치열하다. 경선 여론조사 반영 방식을 두고 ‘한판’ 붙었던 양 진영은 26일에는 ‘후보검증’으로 충돌했다.

    발단은 전날 이 전 시장 측근인 정두언 의원이 ‘이명박 한방 소문’을 퍼뜨리는 주인공으로 소속 의원들의 이니셜을 직접 거명하면서 시작됐다. 박 전 대표측 대변인 한선교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특별한 증거도 없이 특정 의원을 비방했다”며 “정 의원은 동료 의원들에게 사과하라”고 반격했다.

    한 의원은 “정 의원은 자타가 인정하는 이 전 시장 캠프의 핵심으로 그가 내뱉은 말 한마디 한마디는 무게가 실리고 때로는 이 전 시장의 의중으로 풀이된다”며 “그가 지목한 의원들은 누가 봐도 특정 캠프의 특정 의원이라는 것을 다 알 수 있게 써 내려갔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한나라당 내에서도 한 방을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K, Y, C, L 의원과 L 전 의원 그들”이라며 “이들은 오래 전부터 한 방 소문을 여기저기 내고 다녔다”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무엇보다 ‘한방이면 간다’는 발언은 당내에서 나온 발언이 아니라 지난 12일 통합신당추진모임의 이강래 의원이 한 것”이라며 “상대당 의원이 한나라당 후보를 놓고 네거티브 발언을 한 것을 갖고 (동료 의원에게) 터무니없는 비방을 해대는 정 의원의 인격과 상식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쏘아붙였다.

    그는 “만약 정 의원 말대로 ‘한방’에 날아갈 후보라면 그가 이 전 시장이든 누구든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자격이 없는 것 아니겠느냐”며 “이후 경선 정국, 검증 정국을 어지럽힐 수 있는 정 의원만의 독백은 막을 내리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이 두려운 것이냐”고도 했다. 그는 이어 “정 의원은 이번만이 아니고 지난해 8월에도 이 전 시장의 숨겨진 자녀 문제, 병역·재산 문제, 독선적 이미지, 종교적 편향 등 누구 하나 묻지도 않은 의혹을 스스로 제기해 각 의원들 사무실은 물론 당시 언론의 주요 기사 거리를 제공한 바 있다”며 “앞으로 묻지 않는 이야기는 말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한 의원은 온라인 대선 여론조사를 실시했다가 발표 시기를 미뤄 논란을 낳고 있는 포털사이트 야후코리아에 대해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발표하지 않은 것을 두고 세간에 조사 자체를 숨기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으니 해명해 달라”고 공식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야후코리아는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온라인 대선 여론조사를 실시했으나 “일부 특정후보 지지자층이 집단으로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의심 돼 해당 내용을 분석하고 있다”며 1차 여론조사 결과 발표 여부 및 2차 여론조사 시기를 미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