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이 “등에 칼을 꽂은”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에게 ‘제2의 이인제’라는 꼬리표 달기에 주력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21일 손 전 지사를 이인제 국민중심당 의원과 비교하며 “대권귀신이 홀려도 단단히 홀렸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이 의원은 지난 1997년 한나라당 전신인 신한국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진 뒤 탈당, 독자 출마해 정치권에 ‘이인제 학습효과’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한나라당 황석근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손 전 지사와 이 의원의 공통점을 ‘비(非)영남·중부권 후보, 서울대 출신, 김영삼 전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정계 입문, 국회의원·장관·경기도지사 역임’ 등으로 꼽으며 “제2의 이인제”라고 했다.

    그는 그러나 “이 후보는 20%대의 국민적 지지로 당내 1위였고 현역 의원 13명이 동조했으나 손 전 지사는 5% 내외의 지지율에 따르는 사람이 없다”며 “같은 대권병이지만 이 의원이 여당인 양지에서 음지로 나갔다면 손 전 지사는 야당인 음지에서 범여권이라는 양지로 나갔다”고 폄훼했다. 그는 손 전 지사가 이 의원보다 “죄질이 훨씬 나쁜 기회주의자”라고 혹평했다.

    그는 “이인제 학습효과로 배신자의 말로를 뻔히 본 손 전 지사가 명분도 없는 탈당을 감행하는 걸 보니 대권귀신이 홀려도 단단히 홀린 모양”이라며 “억지춘향식으로 정치생명 연장에 전전긍긍할 것이 아니라 하루빨리 정계를 은퇴하는 것이 국민과 당원 앞에 속죄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정계은퇴를 촉구했다. 그는 “손 전 지사가 정권교체라는 국민적 염원에 걸림돌이 된다면 역사와 국민 앞에 씻을 수 없는 죄인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