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대표는 16일 강재섭 대표가 제안한 ‘8월-20만명’안에 대해 “당원들이 동의·찬성하면 그렇게 바뀔 수 있다”며 사실상 수용 의사를 밝혔다. 이로써 한나라당 대권주자간 ‘경선룰’을 둘러싼 치열한 싸움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

    경남·울산 지역을 방문하고 있는 박 전 대표는 이날 울산시당에서 열린 시당 노동위원회 발대식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강 대표가) 당원들에게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밟아서 하겠다고 말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강 대표와의 전화통화 내용을 상세히 공개하면서 ‘8월-20만명’으로 경선룰을 변경하는 이유와 명분에 동의했다. 그러면서 당원들의 의사를 묻는 절차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강 대표는 박 전 대표에게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경선룰을) 변경할 필요가 있다. 저쪽(여권)도 전혀 (대선후보가) 오리무중이고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만 (경선을) 하기는 어렵다”며 “8월 20일 경이면 저쪽도 후보가 가시화 되고 당의 모습도 나타나지 않을까 예상한다. 9월 정기국회가 열리기 전에 (경선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이어 “저쪽은 국민경선, 오픈프라이머리를 하는데 우리도 늘릴 필요가 있다. 유권자의 0.5%, 대선 120일전에 (경선을) 한다는 방침이다”며 ‘8월-20만명’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박 전 대표는 “그런 이유라면 변경할 필요가 있다”며 “지난번 혁신안도 당원들이 만든 것이니 당원들이 그것에(8월-20만명) 동의·찬성한다면 그렇게 바뀔 수밖에 없다”고 공감을 표했다. 그는 강 대표의 ‘8월-20만명’을 ‘중재안’이라고 하는 표현에 대해 “내가 (경선)안을 내놓은 바 없기에 중재안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경선불참’을 시사하며 칩거에 들어간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에 대해서는 “다 끝까지 같이 가는 아름다운 경선을 바라고 있다”며 “손 전 지사에 대한 이야기는 내용을 잘 모르기 때문에 자세하게 말할 것이 없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박 전 대표는 또한 전날 “일부에서 공천을 미끼로 사람을 회유하고 있다”는 발언이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누구든지 한나라당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오게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금품 살포 등) 이야기가 들리는데 한나라당의 개혁은 눈물 나는 바가 있다”며 “나는 당이 없어질 뻔한 위기 상황에서 당 대표가 됐기에 국민 앞에 거듭나는 모습으로 다가가기 위해 대표로서 갖고 있던 기득권을 포기했다”고 했다.

    그는 또 “대선을 앞두고 당 안팎에서 (공천 회유, 금품 살포 등의 이야기가) 들려서는 안된다. 구태로 돌아가거나 후퇴한다면 공든 탑이 무너지는 것 아니냐”며 “원칙대로 하는 바람에 희생되는 사람도 있는데 그런 조짐이 보여서는 안된다는 경고”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 조짐이 보이는데 지금부터 그렇게 하지 말자. 천막당사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나태하거나 과거로 회귀하면 안되고 그런 것이 나타나면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재차 경고를 보냈다.[=울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