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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15일 “요즘 대선과 당내 경선을 앞두고 일부에서 공천을 미끼로 사람들을 회유하고 조직을 만들고, 사람을 동원하기 위해 금품을 살포하고 있다는 얘기가 곳곳에서 들린다”며 혼탁 양상을 띠고 있다는 한나라당 내 경선레이스에 ‘경종’을 울렸다.
당내에서는 그동안 '일부 대선후보 진영이 공천권을 빌미로 의원 줄 세우기를 한다' '막강한 자금력을 동원해 각 지역 당원협의회에 얼마를 내려 보냈다'는 등의 이야기가 파다하게 퍼져 있는 상황이다. 이와 맞물려 소속 의원 62명 등 총 2만여명의 대규모 인원이 참석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출판기념회에 인원동원 의혹이 제기되면서 박 전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이 전 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또 같은 날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도 “당내 다른 대선주자들이 공천권을 무기로 젊은 국회의원들을 줄세우고 있다. 이런 구태정치가 아직도 횡행한다”고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 이 전 시장을 겨냥한 박 전 대표와 손 전 지사의 ‘협공’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박 전 대표는 이날 마산 경남대 경영·산업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특강에서 이같이 말한 뒤 “어떻게 이뤄낸 정당 개혁인데 다시 옛날의 구태로 돌아갈 수 있느냐”며 “한나라당이 이런 식의 구태정치로 돌아가는 것을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고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전 대표가 직접 금품 살포 의혹 등을 언급하면 파장이 클 것을 우려해 캠프 내에서는 발언 수위를 조절하자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박 전 대표는 특강에서 “이것만은 분명히 하겠다”며 의지를 재확인했다.
박 전 대표는 “혁신도 중요하지만 혁신을 통해 이룬 발전을 다시 후퇴시키지 않고 지켜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우리 사회가 다시 도약의 길로 나가기 위해서는 정치와 정치지도자가 변화하고 혁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불과 몇 년 전까지 모든 언론매체가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정치개혁과 정당개혁을 다뤘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며 “그만큼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바뀌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조금 잘못하면 다시 과거로 되돌아간다”고 했다.
연일 ‘지도자의 청렴성’을 강조하며 이 전 시장의 도덕성에 칼날을 들이대고 있는 박 전 대표는 이날도 도덕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나라당 대표를 맡을 때부터 어떠한 계파도 파벌도 만들지 않겠다고 약속했었고 그 약속을 분명히 지켰다”며 “당 대표의 기득권을 전부 포기하고 공천은 물론, 재정과 인사까지 모든 면에서 민주적인 공적시스템에 따라 당을 운영했다”고 말했다. 그는 “공천비리를 뿌리 뽑기 위해 정당 사상 처음으로 당의 중진 의원들을 검찰에 수사 의뢰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며 “그 결과 한나라당에서는 돈이나 공천을 미끼로 사조직이나 계파를 만드는 구태정치가 사라졌고 가장 깨끗한 공당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은 부패정당이라는 질타를 받으면서 국민의 신뢰를 잃었던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과거 당내 보스 몇 명이 돈과 공천권을 가지고 의원들을 줄 세우고 계보를 만들고 했지만 내가 한나라당 대표를 맡을 때부터 어떠한 계파도 파벌도 만들지 않겠다고 약속했었고 그 약속을 분명히 지켰다. 오명을 벗고 신뢰할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처절한 노력을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법을 지키는 사람들이 손해 보지 않아야 하고 부정부패로 돈을 벌고 앞서가는 것이 아니라 땀 흘린 만큼, 피 흘린 만큼 보상받고 성공할 수 있는 나라가 돼야 한다”며 “지도층의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한다. 사심 없이 희생하고 신뢰받는 리더십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리더십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마산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