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는 서비스업이다” ‘5+2%’의 경제성장률 달성을 위해 무엇보다 지도자의 역량을 강조하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5일 첨단산업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 한 말이다. 박 전 대표는 “정치권이 일을 벌일 생각을 하지 말고 현장에서 말하는 애로사항을 듣고 이에 대해 뒷받침하면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반도 대운하’ 등 ‘새로운’ 대규모 국책 사업을 정책으로 내놓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견제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예정된 경남대 경영·산업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 특강에서도 “대선과 당내 경선을 앞두고 일부에서 공천을 미끼로 사람들을 회유하고 조직을 만들고 사람을 동원하려고 금품을 살포하고 있다는 얘기가 곳곳에서 들린다. 한나라당이 이런 식의 구태정치로 돌아가는 것을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고 반드시 막아낼 것이다”는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낼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시장을 향한 박 전 대표의 공격이 점점 날카로워지고 있다.

    박 전 대표는 ‘6월 경선’을 염두에 둔 ‘민심·당심잡기 강행군’ 속에서도 각 지역 첨단산업 업체를 빼놓지 않고 들르고 있다. ‘5+2% 사람 경제론’의 바탕을 이루고 있는 ‘산업단지회생 프로젝트’ ‘과학기술 혁명 7대 전략’ 등을 구체화시키려는 행보다.

    ‘경남·울산 공략’을 위해 이례적으로 2박3일간의 일정을 잡은 박 전 대표가 그 첫발을 디딘 곳도 김해 인제대 ‘의생명융합산업지원센터’였다. ‘경남·울산 대장정’ 이틀째인 15일에도 공식 일정을 경남 사천의 최첨단 과학기술 집합체인 항공·우주 산업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 정해주)’에서 시작했다. 박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정치는 서비스업”이라며 ‘서비스업 정신’으로 첨단산업 육성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박 전 대표는 “60~70년대 우리나라가 지독하게 가난한 시절 과학기술 투자가 경제 발전에 얼마나 큰 힘이 됐는지 생생하게 지켜봤다”며 “여러분 같은 과학기술인들이 마음놓고 새 기술을 개발하고 세계와 경쟁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것이 정치가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기초과학 연구 투자 50% 확대, 과학기술인 처우 개선, 과학기술혁신클러스터로서 BEST특구 육성 등 ‘과학기술 혁명 7대 전략’을 내놓은 바 있다.

    박 전 대표는 개발비 지원과 산업단지 규모를 확대해 달라는 KAI측의 건의사항을 듣고는 “현장에서 말하시는 대로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현장과 소통, 교류하면서 발전에 힘쓰겠다”고 현장 목소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항공기 조립 현장을 둘러본 후 박 전 대표는 한국 공군 고등훈련기 ‘T-50’에 시승했으며 시뮬레이션을 통해 직접 비행기를 조종해 봤다. 시뮬레이션 비행에서 이륙과 착륙을 멋지게 성공한 박 전 대표를 향해 주변에서는 “다시 올라가서 뒤집기 한판 하시죠”라는 농담을 건넸다.

    이번 KAI 방문에는 김무성·김기춘·김학송·유정복·한선교 의원 외에도 이 지역 출신 이방호 의원도 함께 했다. 당내 ‘친(親)이명박계’로 분류되는 이 의원은 이날 업체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소속 의원들과 떨어져 혼자 유일하게 업체 관계자들과 나란히 앉아 눈길을 끌었다.

    첨단산업단지에서 ‘정책투어’를 마친 박 전 대표는 오후에는 거제 재래시장을 방문해 지역 주민들과 만난 뒤 지역 여론주도층이 모여 만든 지지모임인 ‘남해안 포럼’ 준비위원회와 ‘경남아카데미로펌’ 창립총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는 등 조직 강화에 주력했다. 또 사천 지역 당직자들과 조찬, 통영·고성 지역 당직자들과 오찬, 마산·거제 당직자들과의 간담회 등 ‘당심 잡기’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매번 식사를 당원·대의원과 함께 하고 있는 박 전 대표는 이날도 마산 지역 기업인들과 한 차례, 지역 언론사 편집국장들과 한 차례 총 두 번의 저녁식사 자리를 가진다.[=사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