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국민통합을 이룰) 자신 있다. 내가 적임자라고 생각한다”
    “현재 지지율 차이와 다른 조사 결과도 있다. 앞으로 두고 볼 일이다”
    “부정부패 문제라든지 깨끗한 정치, 원칙을 지키는 정치는 여성이 더 강하다”

    한나라당 대선주자간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사기충천한 모습이다. 박 전 대표는 7일 당내 경쟁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의 크게는 20%포인트까지 벌어지고 있는 지지율 격차는 아랑곳하지 않는다며 “도덕적으로 깨끗하고 사리사욕이 없는” 자신이 차기 대통령감이라고 자신했다. ‘도덕성 의혹’을 받고 있는 이 전 시장을 겨냥한 차별화인 동시에 당내 경선에서도 승산이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서울 명동의 은행회관에서 열린 ‘국가경영전략연구원(NSI)’ 초청 ‘수요정책포럼’ 특강에서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국민통합을 이룰) 자신 있다. 내가 적임자라고 생각한다”며 “국민의 선택을 받기 위해 나온 것이지 자신도 없는 사람이 나와서 대선후보로 뛰겠다고 하겠느냐”고 강한 자신감부터 드러냈다.

    박 전 대표는 “나는 사심이 없다. 그렇기에 부정부패, 법의 원칙을 세우는 것에 있어 누구보다 잘할 수 있다. 인기에 영합하지 않는다”며 “그 사람의 과거가 그 사람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회의원 시절 비서관으로부터 ‘위증교사’ 의혹이 제기된 이 전 시장의 ‘과거’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그는 “차기 정부는 도덕적으로 깨끗한 정부가 돼야 한다. 정치가 부패한다면 경제도 살아날 수 없다”며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 지도자부터 깨끗하고 국민 신뢰를 받을 때 공권력을 바로 세우고 사회 부조리도 없앨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이 전 시장과의 지지율 격차와 관련, “단순히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 기상천외한 일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 나의 신념”이라며 “우리가 조사한 것 등을 보면 (지지율 격차가) 5%포인트 정도인 것도 있다. 우리가 조사하는 것과 다른 분들이 하는 것과 (지지율 결과가) 다른 문제도 밝혀질 것이다. 앞으로 두고 볼 일이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의 현 지지율에 거품이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이어 “부정부패 문제라든지, 깨끗한 정치, 원칙을 지키는 정치, 소매를 걷어붙이고 싸움부터 하는 것이 아닌 화합하고 조율해서 나가는 것은 여성이 더 강하다”며 “세계적으로 여성 지도자가 나와 있는 나라일수록 부패 지수가 떨어지고 국가가 청렴해 진다는 조사결과가 있는 것을 보면 이미 인정된 사안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도덕성면에서의 우위를 강조했다. 그는 또 “부모님 두 분 다 흉탄에 돌아가셔서 죽을 때까지 마음 한 구석에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산다. 부모님을 봐서라도 잘못을 할 수 없고, 누를 끼치지 않을 사람이다”며 “이런 것을 봤을 때 1차적 검증은 끝난 것”이라고 했다.

    “대선주자로서 여성이 느끼는 벽, 편견”을 인정한 박 전 대표는 당 대표 재임시절 국가보안법 등을 지켜낸 점을 강조하며 “국보법을 없애야 한다는 남성에게 안보를 맡길 수 있겠느냐. 어떤 안보관과 투철한 신념을 갖고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국민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민족이라고 생각한다. 여성대통령이 나온다는 것 그 자체가 엄청난 변화다”며 “역동적인 나라(한국)에서 다른 어느 나라보다 훨씬 더 빨리 여성대통령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역설했다.

    박 전 대표는 대기업 CEO 출신인 이 전 시장에 비해 경영 능력면에서 뒤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야당 대표도 하지 않고 정치를 알 수 있겠느냐”고 맞받아쳤다. 그는 아버지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어머니 육영수 여사를 대신해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했던 점을 강조하며 “국민 80%가 경제를 일으키고 나라와 안보를 튼튼하게 한 분으로 평가하는 아버지 옆에서 국가 운영을 어떻게 하는지, 경제를 살리기 위해 어떤 고심을 했는지 보면서 자라왔다”고 강조했다. “경영을 해보지도 않고 경제를 살릴 수 있느냐고 하는 사람들은 돌아가신 아버지나, 영국의 대처 총리, 미국 레이건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뭘 안다고 경제를 살리느냐고 할 사람”이라고도 했다.

    그는 “당 대표 시절 나의 상대는 대통령이었다. 영수회담을 통해 부동산 문제 경제 문제 등에 대해 대통령과 토론하고 나의 입장을 밝혔다”며 “4·15총선에서 시작해 보궐선거까지 그 사람이 약속을 지키는 정치를 해 왔는가를 보면서 평가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한 “경영하기 제일 힘든 곳이 정당일 것이다. 정당은 그런 질서에 의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국회의원들이 지역구에서 선택받아 입법기관이라는 독립성을 갖고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단체다”며 “그것을 어떻게 조화롭게 운영해 국민의 지지를 받고 수권정당으로 만들었는가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표는 “아무리 PR시대라지만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좀 그렇다”고 수줍게 웃으면서도 “그래도 한 일에 대한 이야기는 해야지”라고 똑부러진 모습을 보였다.

    박 전 대표는 이날 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전북과 충남지역을 돌며 당심과 민심의 동시공략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