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은 28일 노무현 대통령의 열린우리당 탈당을 “위장이혼” “이벤트”로 평가절하하며 “불타는 로마를 바라보며 자신만의 유흥을 즐긴 폭군 네로의 모습을 연상시킨다”고 비판했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자기가 몸담고 있는 정당을 탈당할 때는 정치를 그만 두겠다든지 아니면 정치 생명을 건 새로운 도박을 하겠든지 둘 중 하나일 것”이라며 “노 대통령은 아마 후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노 대통령이 개헌 논의와 정치판 흔들기를 위해 탈당을 정략적으로 악용한다면 권력의 레임덕만 가속화되고 국정운영은 더욱 어려워진다”며 “노 대통령이 대선중립, 정치불개입 선언, 당원 장관 당적 정리라는 세 가지를 빼놓고 탈당을 한다면 정략적 탈당이라는 의구심을 결코 지울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논평에서 “역대 대통령이 탈당은 임기말 공정한 선거관리라는 명분을 걸고 한 것이지만 오히려 노 대통령의 탈당은 정치적 중립을 내팽개치고 정치에 올인하는 것”이라며 “노 대통령 스스로 당원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탈당이 위장이혼임을 만천하에 시인했다”고 비난했다. “대선만을 의식한 정략이요, 몰가치한 속임수만 넘쳐난다”고도 했다.

    나 대변인은 “60%가 넘는 국민 대다수가 4년간 국정운영이 실패라고 이미 평가를 내렸는데 노 대통령은 무슨 더 할 말이 그리 많은가”며 “오직 그 책임을 회피하는 데 급급한 모습으로 ‘국민통합과 새로운 정치’라는 허울조차 온데간데 없다”고 했다. 그는 “책임정치 실종은 노 대통령이 자초하고 주도한 것 아니냐”며 “대통령 단임제 탓을 하면서 개헌 집착을 버리지 않고 국민의 쓴소리를 듣기보다 국민에게 쓴소리 하겠다는 ‘내마음대로’의 독선과 오만을 숨기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진정한 탈당은 파당심(派黨心)을 버리는 것이다. 끝없는 ‘편가르기’의 행보를 단념하지 않은 채 아무런 이념이 차이도 가치관의 변화도 없는 탈당의 이벤트만으로는 국민의 눈을 속일 수 없다”며 “남은 임기동안 당적이 없는 대통령의 선거중립의지가 진정성이 있으려면 최소한 중립내각으로 국민들에게 중립의지를 몸소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