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여권 대권주자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최근 ‘심상치 않은’ 행보를 보이자 한나라당이 경계에 들어갔다. 한나라당은 24일 정 전 총장을 “지역주의에 기대 눈치만 살피는 소심한 기회주의자”라고 혹평했다. “충청을 위해 공헌하고 싶다”는 정 전 총장의 전날 발언을 지적한 것이다.

    박영규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현안브리핑에서 “정씨는 지난해 12월 말경 ‘충청인이 나라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발언으로 정치에 공식 입문하기도 전에 지역주의를 부추겨 여론의 질타를 받은 적 있는데 두 달여 만에 또 다시 나타나서 한다는 소리가 똑같은 지역주의”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그는 “나라의 대업을 짊어지려는 생각보다는 지역 향리가 돼 향토를 위해 봉사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것이 아닌지 착각이 들 정도”라며 “지역주의가 마치 정치적 소신이라도 되는 모양”이라고 비꼬았다.

    그는 정 전 총장을 대선주자로 영입하려는 여권 움직임에 대해서도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열린우리당 몇몇 의원들이 모여서 정씨를 범여권 대선주자로 영입하는 문제를 논의했다고 하는데 애당초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며 “대안이 궁색한 여권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아무리 사람이 없어도 입만 열면 지역주의를 부추기는 사람에게 나라의 장래를 맡겨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코드도 맞지 않는 사람을 위인설관(爲人設官)식으로 억지로 영입하려는 것은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대선에서 이기면 그만이라는 식이 권력에 대한 병적인 집착”이라며 “국가를 이끌어 가겠다는 소신과 신념은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고 지역주의에 기대 여론의 눈치나 살피는 소심한 기회주의자에게 후보를 맡기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