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인봉 변호사가 ‘이명박 X파일’이라는 시한폭탄을 이르면 15일에 터뜨리겠다고 공언하면서 한나라당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정 변호사 징계 건으로 윤리위원회가 열리는 이날 오전 인명진 윤리위원장이 나서 검증자료 공개 시 출당까지 각오해야 함을 재차 경고했지만 정 변호사는 박근혜 전 대표의 법률특보직까지 사퇴하면서 기자회견을 강행하겠다는 ‘고집’을 꺾지 않고 있다.

    인명진 “정변호사 검증 기자회견 강행시 엄중한 책임 묻겠다”

    인 위원장은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정 변호사가) 아직 자기 잘못을 알지 못하고 또 다시 기자회견을 해서 당을 혼란에 빠뜨리고 당의 질서를 어지럽힌다면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며 출당조치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출당조치라는 것은 당에서 나가라는 것보다는 스스로 당원임을 거부하는 것을 추인하는 정도”라며 “자기가 당의 질서를 깨고 당인으로서 지켜야 될 윤리를 어기는 행동을 하면 그건 스스로 당원이 아니라는 행동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인 위원장은 “필요하다면 (검증 자료의) 사실 여부를 (윤리위에서) 따져 보겠다”며 “사실을 갖고 저렇게 공개한다고 했다면 정상 참작이 조금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허위로 그랬다면 이건 더 심각한 문제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명박 X파일’에 대한 검증은 원칙적으로 당 경선준비기구 ‘2007국민승리위원회’내 구성된 검증위원회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정 변호사가 혼돈하고 있는 것 같다. 검증을 하지 말자고 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정 변호사가 검증하자고 해서 해당해위인 것은 아니다. 문제는 방법과 절차로 검증을 한다고 해도 당이 정한 틀 안에서 당이 정한 절차를 따라서 검증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 위원장은 “윤리위원 가운데 특정 캠프에 전념해 일하는 사람이 있다”며 “지금 윤리위에 회부되는 안건은 대개 양쪽 진영에 해당되는 일이 많은데 이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얼마나 난처하겠느냐”고 ‘친(親)박근혜’ 인사인 유승민·이혜훈 의원의 윤리위원 자진사퇴를 거듭 요구했다.

    그러나 두 의원은 인 위원장이 특정 캠프의 편을 들고 있다며 위원장직에서 물러나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인 위원장은 “내가 물러나야 될 경우가 생기면 언제든지 물러나겠다”며 “다 자기 기준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모양인데 나랑 가까운 사람은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 한 사람”이라고 반박했다.

    정인봉, 박 전 대표 법률특보직 사퇴
    “윤리위 소명 뒤 ‘이명박 X파일’ 공개하겠다” 15일 기자회견 여부는 불투명

    윤리위의 출당 경고에도 정 변호사는 박 전 대표 법률특보직을 사퇴한 뒤 검증 자료 공개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정 변호사는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윤리위원 10명 앞에서 내가 모았던 자료를 공개하면 더 이상 비밀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윤리위가 마쳐지는 즉시 기자회견을 하고 밝힐 것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오후 3시 안병훈 캠프본부장(박 전 대표측)한테 법률특보직 사직서를 제출하겠다”며 “윤리위에서 내 것(검증 자료)을 심사해보니까 별게 아니어서 가벼운 결정이 나오거나 무혐의 결정이 나오면 이게 또 박 전 대표 특보이기 때문에 (가벼운 징계를 받은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윤리위가 오늘 어디까지 심리할지, 변명할 기회를 줄 지에 대해 확실하게 알 수 없다”며 “오늘 꼭 기자회견이 있다, 없다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열리는 윤리위에서는 심사 절차와 정 변호사의 소명을 들을 날짜를 정하게 될 것으로 알려져 이날 당장 정 변호사의 기자회견 개최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정 변호사는 “원래는 3월말까지 기다릴 예정이었지만 최고위원회에서 나를 윤리위에 회부했다. 징계를 하겠다는 것이다”며 “박 전 대표가 불필요한 말을 확산시키지 않도록 신경 좀 써달라고 해서 원래 (검증 자료 공개를) 안하겠다고 하지 않았느냐. 그런데 윤리위에서 나를 이렇게까지 몰아가니 너무 가만히 있으면 나의 진실성을 믿고 있는 국민들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나오게 됐다”고 당 지도부에 대한 섭섭함을 나타냈다.

    그는 자신을 ‘병풍의 주역’ 김대업에 비유해 ‘정대업’이라고 비판한 이명박 전 서울시장 측근 정두언 의원에 대해 “일일이 대꾸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이제 진실이 밝혀지게 되면 거친 말을 할수록 후회가 더 커지게 된다”고 했다. 그는 또 검증 자료 내용과 관련 “누구의 도움을 받거나 누구의 제보를 받은 것은 없다”며 “전 국민 거의 전부가 (검증 자료 내용을) 모르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