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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측과 이명박 전 서울시장간 ‘후보검증’을 둘러싼 신경전이 팽팽해지면서 한나라당 내 경선 레이스에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고조됐다. 박 전 대표 캠프 법률특보 정인봉 변호사는 12일 “3월말까지 당 차원의 검증이 미흡하면 (이 전 시장 관련) 자료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정 특보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자료가 공개되면 이 전 시장은 반성해야할 것이다. (자료에 대해) 반박할 수 없다”고 자신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전 시장 검증 기자회견을 자청했다가 박 전 대표의 만류로 보류했던 정 특보의 이날 기자회견으로 당내 후보검증 논란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기자회견을 하려던 내용이 거짓이거나 근거가 없는 것이라면 정치의 한 구석에 몸담은 내가 자살하려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느냐”며 “확실한 근거가 있다. 누가 봐도 확신할, 움직일 수 없는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폭로 정치가 아니다. 명확한 팩트가 있다”며 “당('국민승리위원회')에서 서면요청이 오면 검토해서 자료를 넘기겠다. 결국 (검증 자료를) 공개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증거의 실체’에 대해서는 “지도부가 말하지 말라고 했다”며 일체 함구했다.
정 특보의 이날 기자회견은 후보검증 논란에 대해 “내가 한나라당에 있는지 열린우리당에 있는지 구분이 안된다”며 네거티브 공세라고 비판한 이 전 시장의 11일 블로그 글에 대한 반박 차원이었다. 정 특보는 “기자들과 만나서 이야기하면 될 것을 굳이 블로그에 올리는 형식을 취한 것 자체가 질문을 막아버리는 일방적인 처사”라며 “당당한 자세로 기자들과 만나 그 문제에 대해 밝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건전한 충고와 상식적인 검증을 두고 ‘음해’ ‘모략’ ‘흑색선전’이라고 몰아세우는 수법, 불순한 분위기가 있다는 수법 등이야 말로 배척해야할 전 근대적 수법”이라며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발언을 무조건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제왕적인 사고방식이어서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전 시장의 글이 자신의 인격과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하며 이날 기자회견은 박 전 대표와 상의 없이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흠집을 낸다는 것은 멀쩡한 물건을 긁어서 흠을 만드는 것인데 내가 하려는 검증은 그저 눈가림으로 자신의 흠을 감추는 것을 드러낸 것”이라며 “실상을 밝힌다고 말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내 노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만 잠시 쉬라는 음표에 따라 쉬고 있을 뿐”이라며 추후 ‘검증 기자회견’을 강행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