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대선에서 호남 민심이 달라질 지 주목되고 있다. 한나라당에겐 난공불락의 요새로만 느껴지던 호남에서 한나라당 대선 후보라도 찍을 수 있다는 의견이 70%를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정당지지율 면에서도 한나라당이 열린우리당을 제치고 민주당에 이어 2위 자리에 올랐다.
강한 ‘반(反)한나라당 정서’로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김대중·노무현 정권 탄생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지역이 호남이었던 만큼 눈에 띄는 변화다.
경향신문이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 8일 광주·전남·전북 지역 성인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한나라당 후보는 절대 찍지 않겠다’는 질문에 70.6%가 ‘공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공감한다’는 의견은 28.7%에 그쳤다.(‘모름·무응답’은 0.7%)
전북(75.3%) 지역과 30대 이하(19~29세 80.5%, 30대 75.8%) 젊은 층, 월 301만원 이상의 고소득층(74.2%), 학생(82.5%)층에서 한나라당 후보라도 찍을 수 있다고 답한 사람이 많았다. 상대적으로 ‘비공감’ 의견이 낮게 나온 전남(65.7%) 지역과 60세 이상(61.7%), 중졸 이하 저학력층(61.8%), 농림·어업직(63.2%)에서도 과반수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나 호남 지역의 반한나라당 정서가 크게 둔화됐음을 시사했다.
지지하는 정당을 묻는 질문에도 민주당(19.4%)에 이어 한나라당이 13.8%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열린당(11.3%)을 앞질렀다. ‘김한길·강봉균 중심의 열린당 탈당파 그룹’(2.5%)과 ‘천정배 중심의 탈당파 그룹’(2.2%)은 2%대의 저조한 지지율을 기록했다. 반면 ‘모름·무응답’이 42.5%로 가장 많았다.
‘호남을 대변하는 정당의 후보를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8.7%(‘공감한다’ 40.9%)에 달했으며 범여권 단일 후보의 승리 가능성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의견이 우세했다.55.9%가 범여권 단일 후보가 대선에서 ‘이기기 어렵다’고 답했으며 ‘이길 수 있다’는 의견은 28.1%에 불과했다.
차기대선주자선호도 조사에서도 한나라당 대선후보들의 선전이 눈에 띄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36.4%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한 가운데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9.9%),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7.4%)의 지지율을 합치면 한나라당 ‘빅3’ 지지율이 53.7%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권 대선후보 중에서는 정동영 전 열린당 의장만 10.2%의 지지율을 얻으며 2위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4.8%),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단 대표(2.4%), 천정배 의원(2.3%), 민노당 노회찬 의원(1.8%), 김근태 열린당 의장(1.2%),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0.7%)이 그 뒤를 이었다.
이번 여론조사는 광주(179명)·전남(268명)·전북(253명)에서 실시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7%포인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