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표 콘텐츠’를 보여주기 위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박 전 대표는 9일 ‘베스트 코리아(BEST Korea)를 향한 과학기술 혁명 7대 전략’을 발표했다. 교육정책에 이어 ‘7% 성장’ 논란을 불러오며 주목받은 ‘근혜노믹스’ 경제정책을 발표한 지 4일 만에 나온 과학기술 정책이다. 


    박 전 대표가 내놓은 ‘Best Korea’ 구상은 “세계 1위의 초일류 과학기술, 원천기술을 확보해 고성장 궤도에 올라타기 위한 대한민국의 제2차 과학기술혁명을 일으키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박 전 대표는 ▲기초과학연구 투자 50%, GDP 대비 국가 R&D 투자 5% 확대 ▲과학기술인 처우 개선 ▲세계적 수준 이공계 대학 5개, 과학기술인력 10만명, 초일류 과학기술인 5000명을 육성하는 ‘과학친화형 교육’ ▲교육·과학기술혁신클러스터인 ‘BEST특구’ 육성 ▲과학기술연구의 글로벌화 ▲8T(NT IT BT ST CT MT ET FT) 집중 육성 ▲과학기술행정 자율·경쟁·분권화의 7대 전략을 제시했다.

    특히 ‘BEST특구’ 육성 전략은 당내 경쟁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과학도시’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는 “우리도 미국 실리콘밸리, 스웨덴 키스타(Kista) 같은 세계적인 연구개발혁신클러스터를 가져야 한다”며 “BEST특구는 교육과 과학기술의 혁명을 선도하는 특구로 지방의 과학기술·교육·산업발전에 거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적 혁신클러스터로 발전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대덕과 함께 과학기술을 이끌 핵심 혁신클레스터를 육성하겠다”며 ‘산업단지재생프로젝트’와 같이 기존의 것을 최대한 활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사람경제론’으로 ‘제2의 한강기적’을 이루겠다고 한 박 전 대표는 이날 과학기술정책도 아버지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으로부터 출발했다. 그는 “지난 1960년, 1970년대를 대한민국 1차 과학기술혁명이라고 부르고 싶다”며 “아무것도 없던 척박한 땅에 KIST가 세워지고 세계에 나가있던 과학자들이 애국심 하나로 고국으로 돌아와 과학기술의 씨앗을 뿌렸다”고 ‘호평’했다.

    “고등학생이었던 시절 청와대를 방문한 한 과학기술인이 하나에 20~30달러 하는 조그만 트랜지스터를 보여주면서 007가방 한가득만 되면 수만달러나 된다는 말을 듣고 눈이 휘둥그레져” 전자공학을 전공했을 정도로 과학기술에 관심이 많다고 강조한 박 전 대표는 “대한민국이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나 다시 고성장의 궤도에 올라타려면 대한민국의 제2차 과학기술혁명을 일으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우리의 기술을 모방하고 따라잡는 후발 개도국들과 우리보다 좋은 기술로 성큼 앞서 가는 선진국 사이에 낀 샌드위치 같은 신세”라며 “이런 상황을 극복하고 초일류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면 세계 1위의 초일류 과학기술, 원천기술들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은메달, 동메달을 목표로 할 게 아니라 금메달을 목표로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국가 과학기술전략의 일대 전환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과학기술자문위원단을 공개했다. 기자간담회 전 자문단과 회의를 가진 박 전 대표는 회의에 참석한 자문단을 일일이 소개하며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산 증인이고 우리나라 과학기술이 발전하는데 큰 공헌을 해온 분들이다. 이런 분들을 모시게 돼 마음이 든든하다”고 치켜세웠다. 

    <박근혜 전 대표가 공개한 1차 과학기술자문위원단> 

    김기형 :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박사, 초대 과학기술처 장관, 장영실기념사업회 명예회장
    박긍식 : 벨기에 겐트주립대 방사화학 박사, 9대 과기처 장관, 한국원자력연구소 이사장
    이상수 : 영국 런던대 박사, 6대 KIST 총장, 서울평화상문화상재단 이사, KIST 명예교수
    윤덕용 : 미국 하버드대 재료공학 박사, 9대 KIST 총장,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추진위원, KIST 명예교수
    황해웅 : 미국 매사추세츠대 기계공학 박사, 국방과학연구소장, 한국기계연구원장, 대덕특구 기술사업화협의회장
    김수동 (지적재산권분야) : 서울대 법대, 한양대 경제학 박사. 제13대 특허청장, 인하대 교수, 변리사
    김진형 (IT분야) : 미국 캘리포니아대 전산학 박사, 한국정보과학회, 한국인지과학회장, KIST 교수
    이상천 (기계분야) :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 기계공학 박사, 영남대 총장,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민간위원, 영남대 교수 
    박용태 : 미국 위스콘신대 매디슨교대학원 생산관리학 박사, 기술경영경제학회 상임이사,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
    황주호 (원자력 분야) : 미국 조지아공과대 원자력공학 박사, 한국 방사성폐기물학회 부회장, 경희대 교수
    김창경 (과학기술 정책 분야) : 미국 MIT 재료공학 박사, 호암상 심사위원, 한양대 교수
    신동우 (나노 분야) : 영국 캠브릿지대 재료과학 박사, ㈜나노 대표이사, 경상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