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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에 대해 “기자회견을 통해 충분히 말하겠다”고 ‘벼르던’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26일 “무능하고 뻔뻔하다” “염치도 없다” “어설픈 진단, 억지 논리, 짜깁기 통계, 무책임한 낙관론” 등 혹평을 쏟아냈다.
강 대표는 이날 서울 강서구 염창동 당사에서 가진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모든 게 엉망이다. 좌충우돌, 뒤죽박죽, 지리멸렬이다.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이야기만 나오면 얼굴 돌리고 막말부터 터져 나온다”며 “말만 앞세웠지 뭐 하나 제대로 해결한 게 없다. 뭐든지 잘했다고 강변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밤낮으로 방송 독점해서 자화자찬한다고 국민들 먹고 사는 일이 나아지느냐”며 “백년 가겠다던 집권당은 왜 사분오열되고 간판을 내리려 하느냐. 최소한의 염치도 책임도 없이 위장개업해서 표를 얻겠다는 술수 아니냐”고 쏘아붙였다. “과거 정권들에 책임 돌리지 말아라. 야당 탓, 언론 탓도 모자라 이제 와서 국민까지 원망하느냐. 한나라당 대선 후보들까지 욕하지 말라”고도 했다.
그는 이어 “이번 대선에선 열린당 이름으로 심판받아야 한다”며 “대통령도 자기가 만든 당에서 탈당 운운하지 말고 끝까지 운명을 같이해야 도리”라고 노 대통령의 연이은 ‘TV연설’ 이후 여권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나라를 구하고 경제를 살리는 절체절명의 선택은 한나라당이라고 확신한다”는 강 대표는 노 대통령의 대선 개입 의지도 경계했다. 그는 “대선용 선심정책 남발은 중단돼야 한다. 자꾸 엉뚱한 판을 벌이지 말아야 한다”며 “국민 앞에 정치중립을 천명하고 대선불개입을 선언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노 대통령은 정치놀음에서 손 떼고 민생과 대선의 공정한 관리에 전념해야 한다”며 “억지와 오기가 통할 일이 아니다. 개헌 시도는 그만두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개헌과 같은 정략적 문제가 아닌 국가 안보와 민생위기 극복을 위해서라면 언제라도 노 대통령과 만나 터놓고 얘기할 수 있다"며 '민생경제회담'을 제안하기도 했다.
또한 남북정상회담 추진설에 대한 노 대통령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정권 연장을 위해 남북정상회담을 악용해서는 결코 안된다”며 “문을 열어 놓지 말고 아예 닫으라”고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더불어 “김정일 정권에 경고한다. 올 대선에 개입하려는 무모한 시도를 포기하라”고 ‘신북풍(新北風)’을 경계했다.
그는 이어 “낡은 이념에 사로잡힌 무능한 정권은 끝장내야 한다. 또 다시 나라를 망치게 놔 둘 순 없다”며 “시대정신과 민심을 받들 유능한 세력을 택해야 한다. 그 선택은 한나라당이라고 확신한다”고 역설했다. “이 시대 최고의 개혁인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 강 대표는 각계 인사들이 두루 참여하는 ‘국가미래전략처’를 당내에 구성하겠다며 “대한민국 선진화를 열망하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참여하는 정책과 비전의 한 마당을 열겠다”고 말했다.
“경선에서 분열과 반목 결코 없을 것”
박근혜 전 대표, 이명박 전 서울시장,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등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를 모두 ‘보유’하고 있는 ‘한나라당 대표’로서 당내 대선 경선 공정 관리도 다시 한 번 다짐했다. 그는 “‘공정·정책·상생 경선’의 3원칙으로 당 주도의 경선을 책임지고 치러내겠다”며 “치열한 경선, 박진감 넘치는 경선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경선은 비단 인물 경쟁의 장만은 아니다. 분열과 반목은 결코 없을 것이다”며 “모든 주자들이 승자가 되는 잔치, 화합과 감동의 국민 축제로 이끌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또한 “당이 정한 경선 원칙과 룰은 엄격하게 지켜져야 한다. 나를 포함한 당직자들은 엄정 중립을 지킬 것이다”며 “대선 주자들도 당당하게 경쟁하고 깨끗이 승복하는 멋진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당내 경선을 둘러싼 분열 우려를 잠재우려 애썼다. 그는 “2월 초 경선준비위원회를 구성해 경선 시기와 방법, 대선주자들의 정책과 도덕성에 대한 검증 문제를 협의하겠다”고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