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우리당의 ‘탈당 러시’가 본격화되면서 한나라당의 경계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25일 열린당을 탈당하는 의원들을 향해 “‘남의 탓’하는 노무현 대통령과 똑같은 무책임한 모습”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당 지도부에서 한나라당행을 선택하려는 열린당 의원들을 “결코 받아들여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열린당 분열’이 가져올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권영세 최고위원은 이날 서울 강서구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열린당을 탈당하면서 타이타닉호에서 나올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이야기하는데 국민의 지지를 잃게 만든 것은 누구며, 배를 타이타닉호로 만든 것이 누구냐”며 “책임지지 않는 정치인의 전형”이라고 비난했다. “같이 빠져 죽거나 국민 신뢰를 회복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책임 있는 정치인의 모습”이라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그는 이어 “탈당을 기도하고 있는 열린당 의원 중 한나라당행을 생각하는 의원이 많다고 한다”고 지적한 뒤 “애초 열린당과는 이념적으로 전혀 맞지 않는 분들이 단지 ‘국회의원 당선’만을 위해 변명대면서 열린당에 입당했다”며 “그런 분들이 어려워지니 한나라당으로 오려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결코 받아들여서는 안된다”고 강경한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그들이 열린당에 가면서 ‘시장경제를 모르는 386들에게 시장경제를 가르쳐 주려고 간다’든지, ‘집권당이 너무 좌측으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해 (내가) 필요하다’ 등 핑계 댔다”며 “한나라당에는 시장경제를 배울 분도 없고 이념적으로도 중도우파인 건전한 생각을 갖고 있으므로 우리당에 와서 특별히 할 일이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열린당을 탈당한 의원들을) 무차별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2002년 경험을 봐서도 한나라당에 좋을 것이 없고 정치적 불신만 조장하게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통일외교통상위에서 국군포로 탈북자 북송에 대해 어쩔 수 없었다는 변명으로 일관하는 공무원들의 무책임한 태도를 보고 의아하게 생각했다”며 “그 이유는 노 대통령의 신년연설에서 확인됐다. 모든 사태가 위기 아니라고 하거나 다른 집단의 책임으로 돌리는 노 대통령의 말을 듣고 그런 대통령 밑에서 어떻게 책임지는 공무원이 나오기를 기대할 수 있겠느냐”고 개탄하기도 했다. 이어 “열린당 탈당 사태는 (노 대통령과 공무원과) 똑같은 무책임한 모습”이라며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 공무원, 열린당 의원을 싸잡아 비판했다.

    심재철 홍보기획본부장은 “탈당 움직임을 보이는 의원들을 ‘철새 정치인’이라고 한다”며 “(열린당 의원의 탈당은) 타이타닉 행동으로 결국 책임을 회피하려는 탈출기도다. 이를 타이타닉 기도라고 한다”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