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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유력 대권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대한민국은 이제 과거 노사문화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며 "사업주 노조 지역 정부가 함께 힘모아 노사화합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 18일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을 방문, 지난해부터 이어온 '파워코리아, 미래비전을 위한 정책탐사'를 재개했다.
'노사화합'이라는 테마로 진행된 이날 탐사에서 이 전 시장은 "80년대 후반 시작된 노사분규가 2000년대에도 똑같은 행태를 보이는 것은 문제"라며 "사용자, 노조, 지역 그리고 정부가 합심해 해결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이 찾은 대우조선은 지난 91년을 마지막으로 노사분규가 발생하지 않은 기업이다.
대우조선을 둘러본 이 전 시장은 "여기는 노사가 가장 화합한 곳"이라며 "세계 제일의 조선소가 된 데에는 기술은 말할 것도 없고, 노사분규가 없어졌다는 것이 결정적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 최근 현대자동차 사태와 비교하며 "과거 내가 있을 때나 지금이나 똑같다"면서 "(노사문제가) 해결안되면 자동차산업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현대차 노사분규와 관련해 "오랫동안 상례적으로 벌어졌던 노사분규"라며 "요즘은 생계형 파업보다 고임금을 받는 곳에서 분규가 더 심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불법파업에는 강력하게 조처해야 한다"며 "기본적 법질서를 지켜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전 시장은 손학규 전 경기지사처럼 정치인이 노사문제에 직접 관여하고 중재에 나서는 것에는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정치인이 현장에서 조정에 나서는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정당한 방법은 아니다"며 "(원만한 해결을 위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내 경쟁자인 박근혜 전 대표진영이 제기한 후보검증 논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충돌해서는 안되고 단합하고 힘모아 국민염원인 정권교체에 전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내 자신은 이미 수차례 검증됐기 때문에 개의치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특히 이날 자신의 팬클럽인 명박사랑이 박 전 대표의 사생활 검증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선 것과 관련해 "잘못된 것이다. 자제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무대응'원칙을 고수하는 이 전 시장 캠프 역시 명박사랑의 주장에 '대략 난감'한 표정을 보였다. 한 관계자는 '통제불능'이라고 표현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개헌제안에 대해 이 전 시장은 "특별히 코멘트할 게 없다"며 "국민의 뜻에 따라서 하면 되는 것이지 대통령의 말에 일문일답하듯 말할 건 없다"고 '무시'했다. 고건 전 국무총리의 불출마 선언 이후 지지율이 더 높아졌다는 지적에는 "후보자 자신이 언급할 필요는 없지만 국민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아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이날 이 전 시장의 거제방문에는 박 전 대표의 최측근인 김기춘 의원이 동행해 눈길을 끌었다. 거제가 지역구인 김 의원은 대우조선에 미리 도착해 이 전 시장과 이방호 의원을 맞았다. 김 의원을 본 이 전 시장은 "김 선배가 어떻게 웬일로…"라고 반가움을 표했고, 김 의원은 "지역구에 귀한 손님이 왔는데"라며 인사했다. 김 의원은 "사흘 전부터 지역에 머물렀다. 내일(19일) 본회의가 있어 바로 올라가려다가 (이 전 시장이) 온다고 해 마중나왔다"고 대답했다. 이 전 시장과 김 의원은 함께 대우조선 곳곳을 돌아보며 지역발전에 대한 의견을 나눈 뒤, 현장근로자들과 점심을 같이 먹었다.
1박2일 일정으로 경남을 방문한 이 전 시장은 이날 거제 대우조선 현장탐사에 이어 마산으로 이동해 경남지역 여성계 인사들과 간담회를 갖고, 19일은 사천으로 자리를 옮겨 '과학도시'구상의 일환으로 한국항공우주산업(주)을 찾아 현장탐사에 나선다. 또 진주에서 미래사회포럼 세미나에 참석해 강연을 가질 예정이다. 이 전 시장은 내주에도 지방일정을 이어간다.[=거제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