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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 전 국무총리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정치권의 손익계산이 분주해지고 있는 가운데 일단 가장 큰 수혜자는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권의 ‘맹주’가 사라지자 3%대를 맴돌던 정 전 의장의 지지율은 3배 이상 뛰면서 여권 선두주자도 단숨에 발돋움했다.
여권 후보 중 유일하게 선두다툼을 벌이던 고 전 총리가 중도에 하차하면서 그의 지지층이 급속히 한나라당으로 쏠리면서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의 지지도도 상승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빅2’간 득실관계는 여론조사별로 다르게 조사되는 등 아직까지는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CBS와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에서 16일 긴급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고 전 총리의 불출마 선언 이후 지지율이 가장 많이 상승한 대권주자는 정 전 의장으로 3.6%포인트 상승한 6.6%였다. 그러나 부동층 비율은 이보다 높은 4.2%포인트 상승했다. 범여권 대선주자들만을 대상으로 했을 경우 한 자릿수를 면치 못했던 정 전 의장의 지지율은 11.9%포인트나 상승해 18.1%로 1위를 차지했다.
고 전 총리 지지층도 정 전 의장에게로 가장 많이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 전 총리를 지지했던 유권자들을 상대로 범여권 대선주자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정 전 의장이 21.1%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으며 다음은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 10.7%, 김근태 열린당 의장 8.7%, 한명숙 국무총리 8.3%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 6.5%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6.4% 순이었다.
한나라당 대선주자 중에서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2%포인트(23.7%) 올라 가장 많은 혜택을 받았으며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0.6%포인트 하락(45.9%)해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리얼미터는 “고 전 총리의 불출마 선언은 여권 유력 후보인 정동영·김근태 두 주자에게는 실보다는 득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며 “두 후보에게 향후 사퇴압력과 같은 곤혹스러운 장면보다는 국면전환의 기회가 될 가능성이 조금 더 커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정 전 의장에게 움직인 지지세보다 부동층으로 옮긴 지지세가 더 크다는 점에서 향후 여권의 정계개편 향배에 따라 주인 잃은 표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인남녀 663명을 대상으로 전화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8%포인트다.
한국리서치 조사서 고 전 총리 지지자 중 30.6%가 이명박으로
지지율 상승 수치로는 3.1%포인트 상승한 박근혜가 최대 수혜자
S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이날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고 전 총리 불출마 선언 이후 정 전 의장이 여권 선두주자로 올라섰지만 고 전 총리 지지층 절반이상이 한나라당 지지로 돌아섰으며 그중에서도 특히 이 전 시장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상승 수치만을 놓고 봤을 때 박 전 대표가 3.1%포인트 상승(18.5%)해 가장 큰 득을 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전 시장은 1.8%포인트 상승(50%)했으며 정 전 의장도 1.7%포인트 올랐다.
그러나 고 전 총리 지지층은 이 전 시장에게 가장 많이 이동했다. 고 전 총리 지지자 중 30.6%가 이 전 시장으로 이동했으며 응답자의 16.2%는 박 전 대표, 11.8%는 정 전 의장, 7.1%는 손 전 지사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고 전 총리 지지자의 절반 이상이 한나라당 대권주자로 이동한 것이다.
고 전 총리 불출마 이후 가장 적합한 여권 대선주자를 묻는 질문에 정 전 의장이 16.6%로 1위 자리를 차지했으며 강 전 장관이 11.2%로 그 뒤를 이었다.
한편 고 전 총리의 불출마 결정에 대해 잘했다는 응답은 42.6%로 잘못했다(13.2%)보다 월등히 높았으며 잘 모르겠다는 응답도 44.2%에 달했다. 또한 고 전 총리 불출마 선언 이후 열린당의 진로에 대해서는 ‘신당창당’(32.8%) 의견이 ‘당 강화’(27.8%)보다 많았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인남녀 1007명 대상으로 전화로 실시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