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내부끼리 싸움 붙이느냐. 최고위원이 방송에 나와서 일반 의원하고 현안에 대해서 서로 의견을 다투는 (것처럼) 이렇게 방송을 하면 되겠느냐”

    16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한 한나라당 이재오 최고위원이 본격적인 인터뷰가 시작되기도 전에 ‘불같이’ 화부터 냈다. 자신을 ‘한나라당 최고위원’ 자격이 아닌 ‘이명박 전 서울시장 최측근’ 자격으로 섭외했다는 지적이다.

    ‘CBS 뉴스레이다’는 이날 ‘후보검증’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발언에 대한 양측(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의 입장을 알아보려는 듯 이 최고위원과 함께 박 전 대표 측근으로 분류되는 곽성문 의원을 섭외했다. 한나라당 ‘빅3’ 중 한명인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로부터 “특정 캠프의 특정 최고위원은 특정주자 참모장 역할을 하든지 최고위원을 하든지 거취를 분명히 해라”는 비판을 들은 바 있는 이 최고위원으로서는 이 전 시장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모양새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 최고위원은 인터뷰가 시작되자마자 “제가 교섭 받기로는 단독으로 하겠다고 인터뷰를 했는데 곽 의원과 같이 하면 이거 한나라당 내부끼리 싸움 붙이는 거 아니냐”며 “제가 최고위원인데 최고위원이 방송에 나와서 일반 의원과 현안에 대해 서로 의견을 다투는 (것처럼) 이렇게 방송을 하면 되겠느냐”고 불쾌함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반드시 그런 내용은 아니다. 다른 정치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는 사회자의 해명에도 “처음에 얘기할 때 그렇게 해야지, 얘기할 때는 그렇게 안해 놓고… 시청자들이 들을 때 한나라당 서로 다른 진영에 있는 사람들이 방송에 나와서 아침부터 싸움하는 것처럼 비친다”며 “이렇게 하면 제가 참 입장이 난처하지 않겠느냐”고 ‘화’를 가라앉히지 않았다. 그는 “국민들이 들을 때 짜증나잖아요. 그런 토론을 아침부터…”라며 “왜 나를 하는지… 한 사람을 해야지. 왜 언론이 애들 장난하듯이 싸움을 붙이고 그러느냐”고도 했다. 

    "이명박 이미 4년 전 아무 문제 없는 것으로 판결났다"

    사회자는 “국민들에게 여러 가지 의견을 들어보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기 위해서였다”고 해명한 뒤 서둘러 노무현 대통령의 ‘4년 연임제’ 개헌 제안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사회자의 질문은 ‘거국중립내각 구성’과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파업 사태’를 거쳐 ‘후보검증’ 논란으로 이어졌다. 박 전 대표의 ‘전투모드’ 발언이 이 전 시장에 대한 검증작업의 신호탄 아니냐는 질문에 이 최고위원은 “그 분(박 전 대표)이 당 대표로 계실 때에도 항상 그런 긴장감을 갖고 당을 이끌어 오셨기 때문에 특별히 새로운 어떤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느냐”며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았다.

    ‘후보검증’ 논란에 대해 “최고위원으로 당 운영에 참여하고 있는데 당 운영을 편파적으로 할 수 있겠느냐”며 조심스럽게 접근한 이 최고위원은 “이 전 시장이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을 때 선거대책본부장을 했다. 지금 제기되고 있는 문제들이 그때 전부 제기돼서 제가 직접 검증해 본 일이 있다”며 “이미 4년 전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결났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번도 그런 문제들이 언론에 제기되거나 사실로 증명된 일이 없다”며 “당 후보가 되겠다고 하는 분들이 한나라당 대표, 서울시장, 경기도지사를 했다. 이미 10년 가까이 한나라당의 당적으로, 당 공천으로 공직에서 훌륭한 일들을 해서 국민들에게 평가 받고 있는데 새삼스럽게 이념이 어떻다고 (검증) 하면 국민들이 볼 때 짜증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최고위원의 한 사람으로 볼 때 그런(후보검증 논란을 벌이는) 한나라당이 불건강한 모습으로 보인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