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 사안마다 당론과 배치되는 입장을 밝혀 한나라당 ‘이단아’로 불리는 고진화 의원이 노무현 대통령의 개헌 제안에도 ‘논의 거부’라는 당론을 무시한 채 TV토론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 당 안팎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고 의원은 당 대선 경선 출마 의사를 밝혔고 공식 선언만 남겨둔 상태다.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이 대국민특별담화를 통해 개헌을 제안한 지난 9일 개헌 논의 자체를 거부한다는 당론을 정하고 소속 의원들에게 TV토론이나 라디오방송 출연 자제를 요청했다. 또 불가피하게 출연해야 한다면 지도부와 상의한 후 결정하도록 했다. 그러나 고 의원은 이 같은 방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연일 개헌 관련 TV토론,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고 의원은 개헌 논의에 일체 불응한다는 당론이 정해진 다음날인 10일 오전에도 라디오방송과 인터뷰를 갖고 개헌 논의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그날 오후 언급 자제를 당부하는 의원총회에서 “민방위 교육장도 아니고 의원들 모아놓고 이렇게 하라 지시하느냐”고 반발해 소속 의원들의 원성을 샀다.
고 의원은 또 12일 밤 지도부와 상의 없이 ‘연임제 개헌 지금 필요한가’라는 주제로 방송된 SBS시사토론프로그램 ‘시시비비’에 ‘한나라당 의원’ 자격으로 출연해 개헌에 대한 개인 의견을 이야기했다.
이날 TV토론 진행자는 고 의원을 소개하면서 “고 의원의 입장은 한나라당 당론과 다르다”고 덧붙였으며 고 의원에게 당의 입장부터 이야기한 뒤 사견을 말해달라고 했다. 이에 고 의원은 개헌 시기의 부적절성과 노 대통령의 정략적 의도를 지적하며 반대하는 당론을 설명한 뒤 “국회의원은 국민의 심부름꾼이다. 정치기득권층의 거수기가 돼서는 안된다”며 “시민의 종이지 당 지도부의 노예가 아니다. 민주주의는 대화와 타협이다”고 한나라당을 비판했다.
고 의원의 연이은 ‘돌출행동’에 당 지도부는 못마땅한 모습이다. 심재철 홍보기획본부장은 13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그 양반이 나와서 말한다고 당론이라고 생각할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며 “첫날 방송 나올 때 전화해서 안해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어겼다고 해서 현실적인 제재 수단도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지지자들도 당 홈페이지와 고 의원 홈페이지 등에 들어가 “출당 시켜라” “다음에 공천 주지 마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아이디 ‘youngko’는 “인명진 윤리위원장은 SBS토론에서 당과 반대로 행동한 고진화를 윤리위에 회부해 지역구를 박탈해야 된다”며 “고진화는 전투에서 아군을 향해 총을 쏠 자가 아니냐. 왜 이런 자가 한나라당에 남아 있느냐. 지역구를 박탈하지 않으면 고진화 지역구 탈환 단체를 만들어 퇴출운동을 펼치겠다”고 격하게 반응했다.
‘jih0415’는 “고 의원은 평소 주장하는 것을 보면 민노당형 국회의원이다. 한나라당 옷을 입고 패악무도한 짓거리를 당선 이후 계속 자행하고 있다”며 “어제 방송토론에서 제1 야당 주자로 나온건지 선명성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민노당 박용진 대변인이 국민 마음을 대변해주는 현실을 볼 때 당혹스러웠다”고 비판했다. ‘mudian’는 “토론보고 황당했다. 의견 충돌은 당내에서 하는 것이며 대외적으로는 당론을 따르는 게 원칙이다”고 말했다.
‘dj’는 “당이 중대한 고비에 있다면 모두가 하나 되는 것이 중요한데 대선 경선에 나온다고 얼굴 알리려고 당과는 정반대의 의견을 표출하느냐”며 “다음 총선에는 어림없다. 2008년 총선 공천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보자”고 말했다. ‘사꾸라’는 “SBS에서 한나라당이 죽을 놈의 당이라고 홍보하더라. 노무현씨와 죽이 척척 맞는 노무현 전도사다”고 비판했으며 ‘서울시민’은 “그러지 말고 그냥 탈당하라. 왜 자꾸 튀는 행동을 하느냐. 이제 총선이 얼마 안남았다. 고 의원 당신을 기억하겠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