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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시절 거액의 성공보수금을 챙기고 세무신고를 하지 않아오다 소득세, 주민세 등 2700여만원의 세금을 뒤늦게 낸 사실이 알려진 이용훈 대법원장에 대한 비난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노무현 정권들어 지고지순한 절대선인양 자처하다 뒤늦게 부정이나 비리가 발각되던 사례를 지켜봐온 많은 국민들은 이 대법원장 사건에 '이번에도'라는 탄식을 내뱉았다.
노 대통령 탄핵사건 대리인을 맡았던 이 대법원장은 지난 2005년 코드논란 속에서 임명됐으며, "10원이라도 탈세했다면 옷벗겠다"고 공언해온 인물이다. 이 대법원장은 또 "법원이 재판모습을 갖추려면 (검사의) 수사기록을 던져버려야한다"고 실언해 검찰과 법원의 갈등을 초래하기도 했다.
이 대법원장은 변호사 시절 진로의 법정관리 사건을 맡아 골드만삭스 계열사이자 유령회사인 세나 인베스트먼트에서 모두 2억5000만원의 수임료와 성공보수금를 받았으며, 이 중 성공보수금 5000만원을 국세청에 신고하지 않고 누락시켰다. 이 대법원장은 대법원장 취임 이후에도 신고를 하지않은 채로 지내오다, 지난해부터 세금탈루 의혹이 거세지자 3일 가산세를 포함한 세금 2700여만원을 납부했다.
이 대법원장은 이날 세무사 사무원의 '단순 실수'라고 주장하면서 "결과적으로 변호사 시절의 세금을 늦게 납부한 것에 대해서는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이 대법원장은 지난해 언론을 통해 "다른 변호사들이 (탈세)한다고 해서 나도 했다고 생각하나 본데 아니다. 직접 확인해 봐라"고 큰소리쳐왔다.
넷심을 통한 여론은 이 대법원장의 탈루사실에 강한 비난을 보내고 있다. 한 포털사이트의 네티즌 'sdodari'는 "고위층의 부패불감증으로 늘 보던 전형적인 오리발 행태"라며 "뇌물받고 들키면 빌렸다며 돌려주고, 세금누락시켰다 발각되면 직원의 실수라면 그만이냐"고 따져물었다. 이 네티즌은 "대법원장이 저러고서 어떻게 하위공직자에게 깨끗이 살라고 할 수 있냐"며 질타했다. 'grh3715'도 "대법원장이 이 정도니 청와대나 각 기관, 부처의 고위관직들은 오죽하겠냐"며 혀를 찼다.
'(한나라당 불법대선자금의) 10분의 1을 넘으면 대통령 그만둔다'던 노 대통령과 '10원이라도 탈세했으면 옷 벗는다'는 이 대법원장의 발언을 비교한 네티즌도 많았다. 아이디가 'chchoi516'인 네티즌은 "국가원수이자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 사법부의 수장인 대법원장…. 자기들은 깨끗하고 올바르다더니 이는 여론의 눈을 돌리기 위한 수작에 불과했다는 것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고 개탄했다. 또 'deoghyeon'는 "일단 입에서 나오는 대로 큰 소리부터 쳐놓고 나중에 문제 생기면 남탓으로 돌리고 있다"며 "이용훈도 노무현식 처세술"이라고 비꼬았다.
이 밖에도 "입으로만 떠벌리고 전혀 행동이 없는 너무 뻔뻔한 집단인 노 정권의 특징('bucsy33')" "물러나겠다면서 감감 무소식인 노 대통령과 어째 코드가 맞네('yyj3736')" "10원 넘었으니 당연히 나가라('cb1155')" 등 거친 비난도 터져나왔다. 또 "10원에 한대로 했어야했다…그럼 맞는 것보다 옷벗는게 쉬울텐데('kyungwon77')" "대법원장 못해먹겠다는 소리도 나오겠군('reochad')" 등 이 대법원장을 조롱하는 글도 눈에 띄었다. 반면 이 대법원장을 옹호하며 언론탓을 지적한 네티즌도 있었지만 소수였다.
이와관련 검사출신의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4일 한 라디오방송에서 "세무사들은 변호사가 제공한 자료에 근거해서 세금산정을 한다"며 "이 대법원장측에서 세무사 실수라고 말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이 대법원장의 '옷벗겠다'는 발언과 관련해 그는 "포탈은 형사범이 되고 탈루는 단순 행정범인데 지금은 잘 모르는 문제"라며 "검토해보고 진퇴여부를 결정하는게 옳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