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대통령의 ‘다변(多辯)’이 또다시 정치권 논란을 불러왔다. 이번에는 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말이 너무 많다는 비판에 “말을 줄이라고 하는 건 합당한 요구가 아니다”고 정면 반박한 게 문제가 됐다. 한나라당은 3일 기가 막힌다는 듯 “적어도 국민들의 낯이 뜨거운 수준의 말은 삼가 달라”고 당부했다.

    전여옥 최고위원은 이날 서울 강서구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노 대통령이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도 말을 잘해서 성공했다’고 한다”며 “말 잘하는 사람의 특징이 말을 조금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앞으로도 많이 하겠다고 하니깐 단 한 가지만 부탁하자”며 “적어도 국민들의 낯이 뜨거운 수준의 말은 삼가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당사 브리핑에서 “국민들이 노 대통령에게 말을 줄이라는 것은 불필요한 막말을 줄이라는 것이지 꼭 필요한 말을 줄이라는 게 아니다”며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이야기가 있고, 말 한마디 했다가 본전도 못 찾는다는 이야기도 있다. 노 대통령이 본전이라도 찾으려면 말을 삼가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클린턴과 블레어가 말을 잘해서 성공했다고 했는데 두 사람이 시도 때도 없이 막말을 했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다”며 “두 사람의 성공요인은 미국과 영국의 경제를 살렸기 때문이지 말을 잘했기 때문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대통령과 국민의 소통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노 대통령의 막말과 인식의 차이”라며 “국민들은 말 잘하는 대통령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일 잘하는 대통령을 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