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수많은 젊은이들이 노씨를 동정하고 있다. 설령 노씨를 미워하더라도 대선 정국에 이르면 압도적인 386들의 설득공세 때문에 변화할 것이다. 무엇보다 대선 정국에 이르면 노씨는 거의 잊혀지고 전혀 새로운 국면이 펼쳐질 것이기 때문에 지금의 반노정서는 별 소용도 없다. 오히려 노씨가 모병제 밀어붙이기에 성공한다면 젊은이들은 노씨의 긍정적인 면만 기억하게 될 수 있다.

    많은 젊은이들이 노씨를 동정하는 이유는 노씨가 무식하고 가난한 평범한 우리네 아버지 상과 닮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국 젊은이들이 보는 보수사회 기성세대들은 어떠한가.

    많은 한국 젊은이들이 보는 ‘보수사회 기성세대’들은 일그러진 모습을 하고 있다. 미국과 같은 외세에 이권을 위해 굽실대기만 하는 아버지들, 부패와 협잡에 길들여져 매사를 그저 관행이니 뭐니 하는 말로 넘어가려는 아버지들, 권위주의에 깊이 빠져 강자의 횡포를 부리는 아버지들, 그저 아무한테나 빨갱이라고 비난하는 몰상식한 아버지들, 배신을 일삼고 이권을 위해 선량한 사람의 등에 칼을 꽂는 추한 아버지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군대 3년 갔다와야 사람된다고 무조건 노씨를 비난하는 ‘한나라당 아버지’들을 보고 젊은이들은 속으로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무식하고 이기적이며 기득권자들에게 굴종하며 그저 무사안일만 따르는 한심한 기성세대로 생각할 것이다. 이런 사정은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기성세대들의 자제들이 선거철에 한나라당을 지지하러 잘 나오지 않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지금 한국 사회에서 ‘가진 자 혐오증’, ‘강남 혐오증’, 못지 않게 심각한 문제는 바로 ‘기성세대 혐오증’이다. 특히 한국의 보수사회를 이끌어 가는 지도급 기성세대에 대한 반감은 심각하다.

    한국 보수 기성세대 혐오증

    어째서 한나라당은 집권을 하지 못하는가. 주된 이유 가운데 하나는 한국 보수 기성세대 혐오증이다. 한국 보수사회를 이끌어 가는 지도급 기성세대들은 많은 국민들과 젊은이들에게 아무런 감동을 주지 못하고 있다. 그저 입만 떼면 좌파니 빨갱이니 하는 이야기나 떠들어대고 말 끝마다 노씨를 비난해대면서 정작 사회적 약자들이나 사회 정의 구현에는 관심이 없다. 그저 대통령만 갈아치우라는 식이다.

    이런 보수 기성세대들은 정작 보수운동에도 관심이 없다. 보수운동 단체나 보수 인터넷 매체들은 경영난에 허덕이는데 이런 보수 기성세대들은 해외 원정 골프를 즐기고 고급식당에서 ‘노무현 비난하기’에 열중하면서도 정작 보수운동에는 단돈 한 푼도 내지 않는다.

    그리고는 세상 뒤집어지지 않았다고 큰 소리를 뻥뻥치며 2007년 대선에서는 숨어있는 5%가 있으니 걱정없다는 소리나 해댄다. 사정이 이러니 누가 이런 보수 기성세대들을 좋게 보고 한국 보수사회의 대권승리를 위해 힘을 합칠 것인가.

    많은 사람들은 선거에서 능력있는 사람이 당선된다고 생각한다. 과연 그런가? 전혀 그렇지 않다. 유권자들은 능력있다는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좋게 보는 사람을 선택한다. 자신이 조금이라도 안면이 있거나 자신과 어떤 형태로는 인연이 있어 보이는 사람,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감동과 즐거움을 주는 사람을 선택한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 땅의 보수 기성세대들이 수많은 한국 국민들과 젊은이들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주고 있는가. 나는 그렇지 못하다고 본다. 대선을 앞두고 이권을 위해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는 것이 이 땅의 보수 기성세대들이 아니던가. 온갖 추악한 모습을 다 보이며 젊은이들에게 외면받고 있는 모습이 이 땅의 보수 기성세대들의 모습이 아니던가. 보수 세대들이 젊은이들에게 존경받고 있다면 어째서 노씨는 저렇게 당당하게 ‘막말’을 내뱉을 수 있단 말인가. 다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한국 보수 정신 차려야

    노씨는 한국 보수 기성세대들의 실수와 과오를 먹고 사는 존재다. 지금 이 땅의 젊은이들은 노씨가 좋아서 노씨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보수 기성세대들의 횡포와 추악한 모습이 싫고 감동을 주지 못하는 모습 때문에 노씨를 따르고 있을 뿐이다.

    우리 보수사회는 서둘러 일반 시민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일반 시민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대권을 목표로 하는 정치인이 마치 이벤트처럼 일시적으로 민생체험을 한다고 눈높이가 맞춰지는 것이 아니다.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386가장의 눈높이에 맞춰 그들의 고통에 공감할 때, 지방 삼류대학 출신의 학벌에 대한 고민에 공감할 때 비로소 눈높이가 맞춰 지는 것이다.

    이런 노력없이 그저 숨어있는 5%가 대선승리를 가져다 줄 것처럼 착각하고 때 이른 승리감에 안주하는 것은 패배의 지름길이다. 또한 무엇보다 시대가 요구하는 정책을 연구하고 분석하여 노씨에게 세 번씩 허를 찔리는 결과를 낳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노씨는 국민적 욕구를 귀신처럼 알고 한나라당의 허를 찌르고 있다.

    그럼 이제 한나라당은 무엇을 해야 하나. 불은 불로 꺼야 한다. 이슈에는 이슈로 맞서야 하는 것이다. 과감하게 직업군인 20만을 충원해 모병제로 전환하겠다는 이슈를 던지거나 아니면 이공계 박사과정 대학원생들의 병역을 면제해주겠다는 식으로 새로운 이슈를 던져라. 병역에 관련되지 않은 문제라도 관계없다. 국민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국민들이 힘겨워 하는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라. 그렇게 새로운 이슈를 만들어야 지금의 노씨에게 일방적으로 끌려가는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한국 보수는 정신 차려야 한다. 어제까지의 구태는 흘러가는 2006년과 함께 과감히 떨쳐 버리고 2007년에는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노력해야 한다.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보수, 존경과 사랑을 받는 보수로 거듭나지 못하면 한나라당의 집권은 없다.

    <시민기자의 칼럼은 뉴데일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