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님이 생전에 가르치신 뜻, 남기신 뜻에 따라서 이 시대 나라를 위해 할일 하고 나라를 발전시키고 국민 편안하게 하는 게 만들겠다. 부모님께 부끄럽지 않은 정치인, 그런 삶을 살겠다”
선비(先妣) 고(故) 육영수 여사 생가를 찾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일성이다. 2007년 대선을 일년 앞둔 21일 박 전 대표는 충북 옥천군 옥천읍 교동리에 위치한 어머니의 생가를 방문해 이같이 말했다. 박 전 대표는 2004년 3월 당 대표 출마를 앞두고 어머니의 생가를 찾은 지 2년 반 만에, 대선을 앞두고 다시 찾았다.
지난 2002년 4월 충청북도 기념물 제123호로 지정된 육 여사 생가는 2004년 12월부터 복원 공사에 들어갔으며 현재 안채 복원만 마무리된 상태다. 어머니의 처녀 시절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곳을 오랫만에 방문한 박 전 대표는 감회가 남다른 듯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공사 진척 상황을 꼼꼼히 체크했다. 완공 예정일은 2007년 12월 31일이다.
완공된 안채를 둘러보던 박 전 대표는 “어머니가 결혼하시기 전에 기거하시던 방이 있다고 하던데”라며 육 여사의 방부터 찾았다. 방안을 둘러 본 박 전 대표는 “옛날 손때 묻은 그대로 있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라며 어머니의 자취를 찾지 못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아버지가 결혼하기 전에 잠시 와서 머물렀던 방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아버지의 자취도 찾아보려 했지만 아는 사람이 없었다.
박 전 대표는 “어머니 생가가 무너진 모습을 보고 쓸쓸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는데 교동리 주민 여러분의 협조로 (예전) 모습을 찾아가는 것 같아서 고맙다”며 “복원된 생가의 모습을 오래전부터 바라고 있었다. 보존이 제대로 돼서 기간 안에 (공사를) 마쳐 어머니를 좋아하던 분들이 그 그리움을 달래는 장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어머니 생가에 오자 옛 추억에 잠긴 듯 박 전 대표는 외가에 얽힌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부모님을 모시고 생가를 여러 차례 방문했었다. 특히 여름에 많이 왔었는데 연못에 연꽃이 가득했던 기억이 난다. 어머니가 살아 계실 때 연못 크기가 예전보다 반으로 줄었다고 하더라. 옛날 생각이 많이 난다. 휴가를 마치고 오는 길에 들르고 그랬다. 마을 주민들을 초청해 음식도 나눠먹고 옛날이야기도 듣고 했다. 결혼 전에 아버지도 이곳에 잠시 머물렀다고 들었다. 간지럼 타는 나무도 있었다던데…재미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선친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과 어머니와 함께 보낸 단란했던 시절을 회상하던 박 전 대표는 “부모님을 오랫동안 모시고 살아도 사무치는데 나는 젊었을 때 두 분 다 돌아가시고 임종도 지켜보지 못했기 때문에 죽을 때까지 사무치는 마음이 남을 것”이라고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을 전했다. 그는 “어머니 전기를 보면 청와대에서 살았던 모습의 씨앗이 되는, 앞으로 그렇게 살겠구나 하고 느끼는 부분이 많다”며 “어린 시절에도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려 애썼고 부모님께 효도했다. 청와대에서도 외할머니 마음을 편하게 해 드리려고 노력했다. 이웃들도 따뜻하게 돌보려 애썼으며 너무 정직해서 외할아버지가 살림을 다 맡겼을 정도였다. 청와대에서도 거짓없이 올바르게 (일을) 처리했다. (어머니의) 어린 시절에서 느낌이 왔다”
생가를 방문한 뒤 박 전 대표는육 여사 동상이 있는 옥천읍내 여성회관을 찾아 어머니 동상 앞에 헌화를 했다. ‘어머니’로 이날 루를 시작한 박 전 대표는 옥천지역 여성단체장들, 충북 지역 여성 경제인들과 연이어 간담회를 갖고 한나라당 충북도당에서 진행되는 여성아카데미에 참석하는 등 ‘여성행보’를 이어갔다.
박 전 대표는 여성회관에서 가진 이 지역 여성단체장들과 간담회에서도 “나라가 안정되고 국민이 편안하게 잘 살고, 외국에 나가서도 어깨 펴고 떳떳하게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것이 꿈”이라며 “그 길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대권에 대한 의지를 다시 번 다졌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을 가족같이 생각하고 살아왔다. 어머니와 아버지 돌아가셨을 때 온 국민이 같이 울고 슬퍼했으며 따뜻한 마음에서 우러나는 위로를 해줘 가족들이 다시 용기를 갖고 일어날 수 있었다”며 “사심 없이 나라가 잘되고 국민들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 그동안 국민 여러분께 받았던 성원과 사랑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옥천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