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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는 19일 지난 두 차례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패배한 원인을 “이회창 후보는 있었는지 모르지만 한나라당은 없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며 대선후보보다 당이 중심에 서서 대선을 치를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을 강조했다. 서 전 대표는 당이 중심에 설 수 있는 방법을 ‘공천권’에서 찾았다.
선거에서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한 서 전 대표는 “지역구 의원과 당원협의회 위원장은 대선캠프 인사에서 모두 제외시켜야 한다”며 ‘공천’으로 의원과 당협위원장을 관리하는 ‘목표관리제’ 도입을 제안했다. “각 국회의원 선거구별로 최근 몇 차례의 전국단위의 선거결과를 종합 평가해서 대선 승리를 위해 반드시 얻어야할 최소한의 기준을 설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의원이나 당협위원장들은 차기 총선에서 공천 신청에 제한을 가하라는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 불법 대선자금 수수 혐의로 구속 기소된 뒤 올해 8·15특사에서 사면·복권된 서 전 대표는 이날 당내 참정치운동본부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왜 지난 대선에서 패배했나’라는 주제의 토론회에 발제자로 참석해 이같이 주장했다.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선거를 진두지휘했던 경험에서 나온 충고다.
강재섭 대표까지 나서서 경고했지만 당내 대선주자들을 향한 ‘줄서기’가 잦아들지 않고 있는 문제점도 ‘공천권’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 전 대표는 “의원들이나 위원장들이 눈치 보지 않고 오로지 현장에서 국민만 쳐다보고 열심히 뛰게 하려면 그 사람들 목뒤를 당기고 있는 족쇄를 먼저 풀어줘야 한다”며 “지금까지 당 총재나 대표, 아니면 대통령이 전적으로 해오던 공천심사위원회 구성을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들이 당내·외 인사를 1인씩 추천해서 가장 많이 추천 받은 인사들과 당 지도부가 추천하는 일부 인사들로 구성하도록 당헌에 명문화 해두는 방안이 있다”고 했다.
그는 “대선을 치르다보면 항상 대선후보와 그 측근들만 부각되고 당은 왜소해지기 십상”이라며 “당이 후보에 종속되지 않고 독자적으로 플러스알파를 창출해 내는 시스템 마련이 절실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요사이도 정치면 기사를 보면 한나라당은 없고 대선주자들의 일정과 대선주자들이 공약만 보인다”며 “그 움직임을 당이 관리할 수 있도록 후보들의 활동 무대를 당내에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년부터는 지리멸렬한 노무현 정권의 편가르기 싸움이나 신장개업 정치를 완전히 무시하고 한나라당이 주도하는 새로운 패턴의 대선 캠페인을 선 보여야 한다”며 “한나라당이 상대할 후보도 없고 상대할 정치세력이 누구인지도 불분명한 오늘의 현주소에서 대선후보들끼리만의 각축을 보며 자만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