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정치를 성공적으로 수행해나가려면 무엇보다도 리더의 역량이 중요하다. 물론 지방의 지리적인 여건이나 자연자원, 교통과 물류, 인구수 및 소득규모 등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 이전에 시장·군수·구청장이 어떤 의식과 사명감과 자질을 갖추고 있는가 하는 문제는 지방정치의 성패를 좌우하는 키 포인트가 된다.

    그렇다면 리더란 누구를 말하는가. 시대를 읽는 안목, 실천적 행동 그리고 미래 비전을 엮어내는 재주 면에서 일반인과 다른 점이 많은 사람이다. 우리 주위에서 활동하고 있는 훌륭한 정치인 경제인 혹은 사회지도자들 중에서 성공적인 리더로 활동하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특성을 보면 자기경영(self management)을 잘 해내는 사람이라는 점이다. 스스로를 통제하고 발전시키고 가꾸는 노력과 능력이 뛰어나다.

    지방시대에 지역사회를 이끌어가려는 훌륭한 리더의 자질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주어진 임기 안에 효율적인 업무 추진을 위한 ‘시(時)테크’를 잘 활용하여야한다. 부지런함은 리더의 가장 기초적인 소양이다. 시간의 소중함을 잘 알고 남보다 몇 배로 알뜰하게 활용할 줄 안다. 그에게 있어서 시간은 흐르는 세월이 아니라 자기를 선택해준 주민들에게 생명과 사랑을 나눠주는 가장 중요한 재산이 된다.

    둘째, ‘아는 만큼 정치할 수 있는 것’이 현대 지식사회의 패러다임이기 때문에 스스로 ‘지(知)테크’로 무장하고 조직원들을 지식부대로 만들어 나간다. 지식과 정보가 조직 운영자에게 필수조건이 되고 있기 때문에 올바른 판단력을 갖추기 위한 지식을 쌓는데 많은 노력을 경주한다. 각종 지식인 모임이나 양질의 독서를 통해 사회의 트렌드를 잘 읽고 미래를 예견하며 적시에 창의력을 발휘한다.

    셋째, 현대는 경제력이 모든 경쟁력의 기본이 된다. 고로 리더는 ‘재(財)테크’에 남다른 소양과 재주를 갖고 있어야 한다. 자기가 운영하고 있는 기업체나 이끌고 있는 단체가 어려움을 뚫고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한다. 아울러 쓸데없는 데에 돈을 낭비하지 않는 검소가 몸에 배어 있는 사람이 많다. 이러한 자질은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방자치단체를 이끌어가는 데 크게 도움을 주는 바탕이 된다.

    넷째, 조직을 이끌어가는 것은 물적 자원보다는 인적 자원이 우선이다. 즉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아서 감성적 대응을 잘 해야 한다. 이것을 ‘정(情)테크’라 하자. 조직의 리더가 가슴이 차갑다면 그 조직은 인간미가 사라지고 말아 생명력이 약해진다. 따라서 훌륭한 리더는 지역사회의 인간관계의 특질을 잘 파악하여 이끌어 나간다. 항상 핏줄에 피가 흐르듯이 조직 안에 훈김이 흐르도록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

    다섯째, 리더는 건강해야 한다. 스스로 ‘건(健)테크’를 잘 하여 건강관리에 앞서간다. 심신이 건강하지 못한 리더는 조직의 건강을 챙기지 못하기 때문에 자기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가꾸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훌륭한 리더는 대부분 스포츠맨이라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여섯째, 리더는 남을 이끄는 독특한 카리스마를 지니고 있다. 이것을 ‘휘(揮)테크’라 하자. 리더는 이 ‘휘테크’를 잘 발휘하여 자기의 독특한 카리스마의 가치를 십분 활용한다. 이른바 리더십을 발휘하는데도 개성적인 리더십으로 조직원들을 자기 마음속에 끌어들이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전개한다.

    일곱째, 리더의 말은 그 어느 것보다 중요하다. 고로 훌륭한 리더는 ‘언(言)테크’를 잘 발휘한다. 좋은 리더는 언변과 언어가 유창하고 유머를 잘 활용할 줄 안다. 비록 눌변(訥辯)이라 할지라도 개성적인 화술(話術)을 사용함으로써 조직원들에게 자기의 철학이나 지침을 효율적으로 침투시킬 줄을 안다.

    여덟째, 훌륭한 리더는 ‘윤(倫)테크’를 지킨다. 요즘같이 윤리경영이 일반화된 시대에 리더 스스로 자기와 가속(家屬)들을 윤리적으로 이끌지 못하면 아무리 다른 부분이 성공했다 하더라도 사회적인 지탄을 면하기 어렵다. 따라서 좋은 리더는 스스로 윤리적 가치를 실천하는 데 앞장서고 스스로의 언행일치(言行一致)를 위해 노력한다.

    아홉째, 미래를 개척하는데 앞장서는 ‘창(創)테크’를 발휘할 줄 안다. 좋은 리더를 보면 대개 독창적인 아이디어맨이고 스스로 무엇인가를 만들어낼 줄 아는 사람이다. 남보다 한발 앞서 나가기 위해서는 창의력이 있어야 하고, 그 창의력 발휘의 선두에 리더가 나선다. 아울러 부하직원들의 창의성 발양을 위한 노력에 전력을 다한다.

    열 번째, 리더는 우선 교양과 예절을 갖춘 인물이어야 한다. 즉 ‘예(藝)테크’를 적절하게 발휘할 줄 안다. 또한 좋은 리더는 예술을 사랑하고 예술가를 존경하며, 예술적 소양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가하면 예술·음악작품을 구입하고 즐겨 듣는 등 예술을 즐길 줄 안다.

    지방화시대를 이끌어가는 좋은 리더는 위에서 말한 10 가지의 테크놀로지를 구비하고 향유할 줄 아는 사람이다. 어찌 생각하면 전인적 인물이어야 하는 것인가 하는 의문도 들지만 그만큼 현대 조직을 이끌어나가는 리더가 되기는 힘이 든다. 물론 이 모든 것을 다 잘하기는 어렵지만 그 중에서 일부라도 생활 속에서 실천하고 누릴 줄 아는 사람이라면 인간과 조직과 사회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으로 평가할 만 하다.

    이처럼 리더는 다방면에 교양과 소양을 지니고 폭 넓은 인간성을 지닌, 많은 사람을 포용할 줄 아는 인물이어야 한다.

    (사)평화문제연구소 객원연구위원 우 종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