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달라졌다. 기자들에게 농담도 하고 대학강연에선 학생들에게 장난도 친다. 먼저 다가가 악수를 청하고 일정에 여유가 있을 경우 불특정 다수의 시민들과 사진도 찍는다. 경쟁 대선주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대중성을 가진 박 전 대표는 이런 자신의 장점을 십분 활용하려는 모습이다.

    '스킨십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던 박 전 대표는 소속 의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편한 시간에 만나자'는 제안도 한다. 회의장에선 의원들을 직접 찾아가 말을 건네기도 한다. 이전의 박 전 대표 모습에선 찾아보기 힘든 것들이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기존의 '공주'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있다.

    최근 지지율이 박 전 대표를 변화시킨 가장 큰 원인이라는 분석이 높다. 측근들도 "대표가 많이 변했다"고 말한다. 박 전 대표를 지원하는 의원과 측근들이 최근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바로 '지지율'이다. 라이벌인 이명박 전 서울특별시장과 벌어진 격차에 대한 반응과 대응책이 기자들에겐 가장 큰 관심사다.

    박 전 대표 측은 "솔직히 고민은 된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크게 걱정하진 않는다고 한다. 달라졌다지만 박 전 대표는 현 지지율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물론 '불안하다' '걱정이다'는 분위기를 밖으로 표출하는 게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아무렇지 않은 듯한 모습을 연출하는 것일 수도 있으나 박 전 대표를 지원하는 의원들은 "문제없다"고 자신한다.

    이들은 현 지지율이 계속 유지될 것이라 보지 않는다. 또 지금의 이 전 시장 지지율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한다. 박 전 대표 측은 두 사람의 격차가 크게 나타나는 곳은 '호남'이라고 한다. 박 전 대표 측은 이 전 시장의 호남 지지율은 20%를 육박하지만 박 전 대표는 9%대에 머문다고 말한다. 하지만 결국 이 전 시장의 호남 지지율은 여권 후보가 결정되면 자연스레 그쪽으로 쏠릴 것이란 주장을 펼친다.

    지지율 격차도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실제 6일 한 언론을 통해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두 자릿수 이상 벌어졌던 두 사람의 지지율 격차는 8.2%포인트 차이로 줄어들었다. 오히려 박 전 대표 측에선 이런 지지율 격차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의원도 있다. 박 전 대표를 지원하는 한 의원은 "지지율 격차가 박 전 대표에게 독이 아니라 약이 됐다"고 했다. 그는 "지지율이 캠프에 긴장감도 주고 박 전 대표도 변화시켰다"고 평가했다.

    다른 의원은 "선거 때가 되면 대중성이 높은 박 전 대표가 앞서갈 것"이라고 관망했다. 대중성이 높은 박 전 대표의 대중접촉 기회가 늘어나는 선거철엔 박 전 대표의 지지율도 탄력을 받을 것이란 설명이다. 4·15총선 이후 선거에서 불패신화를 만들며 '선거리더십'이란 꼬리표까지 붙을 만큼 선거에 강한 박 전 대표를 믿는 것이다.

    이런 전망을 내놓는 의원들은 그동안 여러 차례 선거에서 박 전 대표가 '도저히 이길 수 없을 것'이라 판단했던 선거를 뒤집는 것을 눈으로 직접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의원들도 박 전 대표의 대중성에 매번 놀란다고 한다. 지지율이 뒤졌음에도 자신감을 나타내는 의원들은 이런 박 전 대표의 힘을 근거로 내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