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교육열은 전 세계 어느 나라에 견주어도 빠지지 않는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사교육비와 해외 조기유학이 늘어나는 등 정부의 교육정책은 높은 교육열을 감당해 내기에는 버거워 보인다.

    한나라당내 교육전문가 이주호 의원은 국민들이 한국 교육 현실에 ‘절망’하는 원인을 ‘평준화’에서 찾았다. 이 의원은 최근 펴낸 저서 ‘평준화를 넘어 다양화로’(학지사, 2006)를 통해 “평준화를 둘러싼 불필요한 이념 갈등과 혼란”에 빠진 교육을 건져내기 위해 평준화 수정의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했다.

    10년 동안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원과 교수로 활동하다 “진흙탕 정치판”에 뛰어들게 된 것도 “정치권에서 교육문제를 풀 때가 됐고 여기에 작은 힘을 보태기 위해서”였다는 이 의원. 이 책은 그가 고민해온 “교육개혁비전의 결정체”이며 “이념과 이해관계의 갈등으로 가득한 지금의 교육을 학생과 학교를 위한 교육으로 바꿔 놓기 위한 ‘실천적 한국교육정책론’”인 셈이다.

    “평준화는 입시고통을 완화시키겠다는 명분으로 학교를 획일적인 규제로 숨 막히게 만들어서 결과적으로 교육의 총체적 위기를 가져왔다”고 진단한 이 의원은 “학교에 대한 획일적인 규제를 걷어내고 입시제도·교육격차해소·교원인사 등에 있어 학생·교원·학교의 다양성을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학교교육개혁을 ‘입시고통의 해소’(산토끼)와 ‘좋은 학교 만들기’(집토끼)는 두 마리 토끼에 비유한 이 의원은 “평준화는 산토기를 잡기 위해 집토끼를 전혀 돌보지 않는 정책”이라며 “이 획일적 규제가 좋은 학교를 만드는데 심각한 장애가 됐다. 30여년 동안 정부는 집토끼가 거의 죽어 가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산토끼를 잡겠다고 헤매고 있다”고 지적했다.

    “좋은 학교 만들기에 집중하면서 그 기반 위에서 점진적으로 그러나 확실하게 입시고통을 해소하는 전략으로 가야한다”는 이 의원은 ▲교육관련 정보 공개 ▲교육관청을 절반으로 줄이고 체질개선 ▲자율형 학교 법제화를 통해 “학교를 자유롭게 해 좋은 학교들이 많아지도록 하는 정책에 먼저 집중하자”고 제안했다.

    이 의원은 그러나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같은 교육정책을 실현시킬 의지가 있는 지도자라고 역설한다.

    “교육 대통령이 필요하다. 대통령이 교육개혁에 대한 분명한 비전을 제시하고 공론화를 주도하며 일관성 있게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교육에 대해 분명한 개혁의지를 밝히고 구체적 개혁방안을 공약으로 제시하는 후보자가 국민에 의해 대통령으로 선택된다면 그만큼 개혁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