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 대통령이 국무회의석상에서 ‘임기 안에 그만둘 수도 있다’라는 말에 온통 정가와 언론이 요동치고 있다.

    본인은 바로 어제 ‘노 대통령, 절대 하야(下野) 안 한다’라는 칼럼을 인터넷 매체에 올린바 있다.

    몇 분들이 전화가 왔다. ‘노 대통령이 정말 하야(下野) 할까? 안 할까?’라고 묻는 궁금증 관련 내용들이다. 본인은 칼럼 제목을 몇 번이나 반복해 말해주면서 ‘노 대통령은 절대로 대통령직을 그만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을 유심히 보아왔던 국민이면 누구나 노 대통령의 독특한 행동 패턴을 알아낼 수 있다. 노 대통령은 정치 전략적 두뇌가 탁월하고, 어려운 국면에서 폭탄발언을 한 후 본인은 슬쩍 빠지고 여러 다중들을 서로 충돌시켜 혼란에 빠뜨림으로서 관조(觀照)하는 그야말로 갈등 구조를 잘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을 소유하고 있는 분인 것 같다.

    갈등이 동력화되어 서로 혼란과 혼돈의 파도를 치게 한 후, 그것을 유심히 바라보며 어려운 국면을 벗어날 수 있는 새로운 탈출구를 만들어 내는 것이 노 대통령 정치 전략의 핵심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임기 초기에 ‘대통령 못해먹겠다’고 했던 말과, 이번에 행한 ‘대통령직도 사퇴할 수 있다’라는 말은 최소한 노 대통령의 생각으로서는 동의어이자, 일맥상통한 내용일 것 같다. 다시 말하면 ‘사퇴’니 ‘못해먹겠다’라는 말은 노 대통령에게는 속칭 ‘머리를 한 바퀴 회전하여 만든 근사한(?) 정치 전략 작품’에 다름 아니다.

    열린우리당 친노성향 의원들이 잇따라서 노 대통령이 하야(下野)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론에 의도적(?)으로 표출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또 청와대는 이를 부인함으로써 국민들과 정가를 헷갈리게 하면서 ‘짜고 치는 고・스톱’이 아니냐 라는 야릇한 ‘하야(下野)모호성’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는 것도 보통 예사로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친노 그룹을 중심으로 여권의 노 대통령 ‘하야(下野)모호성’ 관련 전략이 수립되었다는 말까지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대통령이 하야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이화영, 장영달, 민병두 의원 등 모두가 친노직계들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들 친노직계들이 흘리고 있는 노 대통령 하야설(下野說)은 일종의 정치적 계산과 암수(暗數)를 밑에 깔고 있다고 색안경을 끼고 보고 있는 사람들이 꽤나 있다.

    조기(早期) 대선 상황이 한나라당에 닥쳤을 때, 한나라당은 심각한 혼란에 쉽사리 빠져 내분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을 하고 있는 친노직계 그룹들은 그래서 한나라당이 ‘노 대통령이 조기 하야를 하지 않도록 국정협조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라는 반어적 암시를 간접적으로 내보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한나라당 입장에서 보면 만약 한나라당이 국정협조 자세로 전환할 경우, 정국 주도권은 결국 ‘노 대통령’한테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는 인식 때문에 또 노 대통령의 속성을 잘 알고 있는 한나라당으로써 선뜻 ‘국정협조’를 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내몰고 가지는 않을 것 같다. 그리고 더더욱 노 대통령으로부터 지난 4년간 무시를 당해온 한나라당으로서는, 잘못 결과된 노 정권과의 정책공조는 물 건너간 옛 이야기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노무현 대통령이 ‘하야(下野) 가능성’을 발설한 바로 그 다음 날인 지난 29일 김대중 씨의 출신지역인 목포를 방문한 자리에서 “오랜만에 친구를 만난 것 같고, 오랜만에 고향에 온 것 같다”면서 “좀 굳었던 마음이 확 풀릴 만큼 아주 편안하게 저를 맞아주셨다.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굳었던 마음이 확 풀렸다, 기분이 좋다 라는 말은 그 전날 발언으로 인하여 정국이 요동치고 있는 상황에서 맥이 탁 풀리게 하는 노 대통령의 특유한 레토릭이다. 그리고 서・남권 개발계획이라는 선물보따리를 풀면서 “노무현 당신 임기 얼마 안 남지 않았냐? 그렇지 않다”면서 “정부의 의지를 확고히 하겠다”고까지 자신만만하고 당당하게 말했다는 것이다.

    포퓰리즘적 갈등 구조를 형성한 후 국면을 탈출해 보려는 시도는 정치 전략가들이 자주 시행하는 정치 작전 개념의 일환이었다.

    바로 얼마 전 노 대통령은 ‘김대중’ 사저(私邸)를 이례적으로 찾아가서 단독 대화를 한 것도 모종의 정치 전략적 구상에 포함되었을 것이라는 사실을 예측하기가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실로 대단한 ‘정치 전략가’이다. 노 대통령을 따라갈 수 있는 정치 전략가가 대한민국에 또 몇몇 정치인이나 있을까 싶다.

    노 대통령이 국민들을 몇 번이나 말(言語)로써 감성을 요동치게 했던가?
    ‘못해먹겠다’, ‘사퇴할 수도 있다’ 등등으로 정국은 가이없이 요동치며 혼돈하기 시작했던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제 딴에는 한수 한답시고 ‘계급장 떼고 한번 붙자’고 큰소리쳤던 김근태 의장도 진작에 노 대통령으로부터 K.O패 당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각종 언론이 어떻게 반응할 것이라는 것도, 여당의 속셈도, 야당의 속셈도 다 꿰뚫어 보고 있는 도(道)가 통한 얄미운(?) 정치 전략전술가라고 할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절대 하야(下野)하지 않는다. 만약 꼭 하야(下野)한다면 지금 당장은 절대 하지 않는다. 하야(下野)한다면 내년 9, 10월경쯤이나 되어, 홀로 왕생(王生)하기 위한 카드로 사용할 수는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무소불위의 대통령 권한 행사를 100% 활용하였었고, 앞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이는 노 대통령뿐이다.

    민주적 절차나 여론은 아랑곳없이, 그리고 대한민국 자유 민주헌법 이념을 뛰어넘어 오직 대통령의 고유 권한만을 강조하며 소신껏(??) 통치해왔던 노무현 좌파정권의 지난 4년은 자유 민주 대한민국 헌법이 훼손되었던 고통스러운 또 하나의 암흑기였다는 사실로 대한민국 역사에 길이 기록될 것이다.

    <객원칼럼니스트의 칼럼내용은 뉴데일리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