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큰 생각’을 가진 국민이 큰 나라를 만든다

    지금은 글로벌 경쟁시대이다. 좋든 싫든 글로벌은 시대의 흐름이요, 그 흐름에 편승하지 못하면 낙오한다. 국제사회에서 낙오란 곧 국가 민족의 쇠퇴를 말하며 종국에는 파멸까지 자초하고 만다.

    더구나 북한 핵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 갈등을 빚고 있는 동북아 정세 속에서 미국 일본 중국 등을 필두로 밀려드는 외국 자본과 상품 및 서비스는 우리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우리 국민은 누구든 열린 마음으로 세계와 더불어 살아가야겠다는 자각을 하고, 실력을 키워야 한다. 우리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자식들을 해외유학이나 연수를 보내는 뜻도 바로 여기에 있다 하겠다.

    우리가 21세기 초에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 가장 시급히 추진해야 할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필자의 생각으로는 모든 국민이 ‘큰 생각’을 갖는 것이다. 작은 나라, 자원이 부족한 나라, 민족분단의 아픔을 안고 있는 나라라는 편협주의에서 벗어나 활달한 기상을 펴낼 줄 알아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미래지향적으로 국민역량을 결집시키는 큰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한민족의 위대성을 우리 스스로가 역사 속에서 찾아내고, 그 속에서 소중한 정신적 가치를 찾아 보듬어 안고 더 낫게 발전시키도록 노력함으로써 통일의 힘과 통일 이후의 민족의 나갈 길을 찾아내자는 것이다.

    우리 민족의 위대성은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곳곳에 스며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만주대륙과 일본열도, 중국 본토 그리고 몽고와 시베리아 일대에 한민족의 원형은 여전히 살아 있다. 그곳에는 수천 년이 지났건만 여전히 고급의 우리 문화 향기가 살아 숨쉬고 있어, 찾아가 보는 이들의 가슴에 진한 감동을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왜 그렇게 오래 생명력을 지니고 있을까. 그것은 경쟁에서 이겨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경쟁력이 있는 문화였다는 말이다.

    혹자는 세계화시대에 무슨 민족주의와 민족정신을 주장하는가, 그것은 시대에 뒤진 소리가 아니냐고 할 사람도 있겠지만, 세계화는 힘 있고, 돈 있고, 기술 있고, 높은 의식이 살아있는 국민들이 세계를 제 앞마당으로 삼기 위해서 내건 슬로건에 지나지 않음을 직시해야 한다. 세계화는 약자에게 은혜를 베풀려고 만든 슬로건이 아니다. 강자들의 이익을 위한 처절한 투쟁의 슬로건이자 약자에 대한 선전포고와 같은 것이다. 

    따라서 강대국들이 주장하는 세계화와 우리가 내거는 세계화는 그 본질이 달라져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우리의 세계화는 무엇이어야 할까. 그것은 무한경쟁의 세계무대에서 우리의 기술과 자본, 국민 문화의 수준이 세계적인 수준이 되어 남에게 먹히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또한 독립자존의 체제를 항구적으로 영위할 수 있도록 경쟁능력을 키우기 위한 자강운동(自强運動)의 몸부림이어야 한다.

    아무리 민족통일이 지상과제요, 반드시 이루어내야 할 일이라지만 감상적 민족주의는 도리어 우리의 통일을 가로막는 적일 뿐이다. 햇볕 포용정책을 필두로 전개해온 우리의 대북정책이 도리어 김정일 독재 권력에게 악용되었다는 것은 북의 핵실험을 통해 입증되었지 않은가.

    따라서 한민족의 통일과 통합은 물량지원에서 한 발짝 벗어나 정신문화적 통합으로부터 시작하여 민족의식의 토대를 이룬 다음에 경제적인 방향으로 공존공영을 위한 틀을 만들고, 그 후에 정치적인 통일을 이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할 시기가 도래했다고 본다.

    여기에 바로 정치보다 경제와 문화의 통일이 선결되어야 할 당위성이 있고, 국민들이 나의 이익만을 추구하기 보다는 국가와 민족의 이익을 생각하는 ‘큰 마음’을 가져야 할 이유가 있는 것이다.

    세계화의 거센 파도가 세계 무역시장에서 12위를 점하고 있는 우리에게 족쇄를 채우려고 호시탐탐(虎視耽耽) 노리고 있는 점을 인식하고 모든 국민이 글로벌 마인드를 갖고 세계를 경영할 야망과 실력을 키워야 한다. 이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국민 정신자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