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유력 대권주자 '빅3'가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정계복귀설에 일제히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일반적인 당내기류도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다'는 분위기다.
박근혜 전 대표와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구체적으로 정계은퇴사실을 언급하며, 이 전 총재의 역할론을 한정했다. 21일 부산을 방문한 박 전 대표는 "그 분이 하신 말씀이 있는데 주위에서 이러니 저러니 하는 것은 실례"라며 "한번 말씀하신 내용을 이랬다저랬다 번복하는 분이 아니다"며 정계복귀설을 일축했다.
박 전 대표는 또 "오랫동안 야당 총재를 그리고 대통령 후보까지 지낸 분인데 위기상황에서 나라 걱정을 많이 하는 게 당연하지 않느냐"며 최근 정치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이 전 총재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손 전 지사는 20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이제 킹메이커라는 개념자체가 과거의 개념"이라며 이 전 총재의 대선역할론에도 분명한 선을 그었다. 그는 "옆에서 부추기는 사람들이 좀 있다는 정도"라며 이 전 총재의 정계복귀설이 흘러나오는 배경을 해석했다.
손 전 지사는 "이 전 총재의 리더십을 그리워하는 사람들도 앞으로 더 미래를 향한 전향적인 생각을 해야한다"면서 "이미 정치에서 물러난다고 말했던 이 전 총재는 이제 국가원로로서 스승 역할을 하는 위치"라고 말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직접적인 반응을 나타내진 않았다. 그러나 이 전 시장측 역시 정계은퇴를 선언한 이 전 총재가 다시 이를 번복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지난 17일 홍문표 의원이 '이회창 정계복귀'를 공개적으로 촉구한 이후 한나라당내에서는 이와 관련한 찬반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21일 공성진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여당이 반한나라당 연대를 만들고 김대업과 같은 공작, 선거전략을 기획하는 것 같다"며 "이럴 때 이 전 총재가 희망을 줄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라고 말했다.
공 의원은 "이 전 총재가 상식과 논리를 갖고 계신 분이기 때문에 '한나라당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말을 하면 많은 의원들이 공감할 것"이라며 "(지지 대권주자를 밝힐 시기는) 내년 3,4월경 정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당내 다수의견은 이 전 총재의 역할론에 비판적이다. 한 야권관계자는 "압도적인 당 지지도를 보이며 대권주자 선호도 1,2위를 달리고 있는 상황에 이 전 총재가 부각되는 것은 오히려 부정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