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16일 노무현 정부의 외교력을 ‘자동차 운전’에 비유하며 “한국은 3차선도 아닌 갓길로 가다가 길이 막혔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6자회담을 6차선 고속도로로 표현한 뒤 “미국과 일본은 1차선으로 가고 있고 중국은 2차선을 달리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열린 6자회담에 한국쪽 수석대표로 참석한 송 후보자가 당시 북한의 위조지폐를 둘러싼 북한과 미국과의 갈등을 “접촉사고”에 비유한 것을 빗대 북핵 사태 해결을 위한 노무현 정부의 외교력 부재를 꼬집은 것이다.

    박 의원은 “송 후보자는 재미있는 비유를 많이 쓰는데 그중 하나가 금융제재 문제를 북한과 미국과의 접촉사고라고 했는데 무슨 뜻이냐. 어느 차가 어느 차를 받은 것이냐”며 “북한은 역주행을 하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으로 지난 1년 동안 고속도로는 막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 3차선도 아닌 갓길로 가다가 길이 막혔다. 이번에 다시 고속도로로 들어가는데 북한은 ‘핵군축’이라는 새로운 고속도로로 들어가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조심하고 있지만 중국은 말하지 않으면서도 실질적인 압박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단독행사 문제를 두고 송 후보자와 설전을 벌였다. 송 후보자가 전작권 단독행사를 “운전석과 조수석을 바꿔 앉는 것”이라고 표현하며 한미동맹 약화는 없다고 주장하자 박 의원은 즉시 “왜 사실을 왜곡하느냐. 운전석과 조수석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운전하다가 내리라는 것 아니냐”고 쏘아붙였다. 그는 “우리 혼자 하겠다고 한미연합사를 해체하자는 것 아니냐”며 “각자 다른 차를 몰고 것으로 (한국과 미국이) 별개 사령부를 만들어서 협조하자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