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 철회를 요구하며 한나라당이 점거한 15일 국회 본회의장. 이 자리는 전 후보자에 대한 한나라당의 단호한 자세와 함께 달라진 박근혜 전 대표의 모습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이날 오후 3시 20분경 유정복 의원과 함께 본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낸 박 전 대표. ‘예전 박근혜’였다면 자신의 자리에 앉아 찾아오는 의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자리를 떴겠지만 ‘지금 박근혜’는 달랐다. 자신의 자리에 가방만 올려놓은 뒤 직접 의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이야기를 나누는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박 전 대표는 본회의장 곳곳에 흩어진 의원들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며 친근감을 표현했으며 단상의 국회의장석 옆자리에 앉아 잠깐이었지만 동료 의원들과 '점거농성'을 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가 의장석까지 올라오자 단상을 지키던 의원들은 일어서서 그를 맞았으며 “의장석에 앉아라”고 ‘권하기도’ 했다. 차기 대권주자에 대한 ‘예우’가 엿보였다.

    자신을 ‘어렵게’ 대하는 의원들에게 박 전 대표는 격의없는 모습으로 다가서려고 노력하는 인상을 줬다. 책상에 편하게 걸터앉아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으며 회의장을 가로 질러 뛰는 모습도 보여줬다. ‘예전 박근혜’에게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었던 면들이다.

    이날 본회의장을 ‘누비는’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 ‘빅3’ 중 유일한 현역 의원이라는 프리미엄을 맘껏 누리는 듯했다. 박 전 대표가 머문 시간은 30분 정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당내 경쟁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는 ‘들어올 수 없는’ 본회의장에서 소속 의원들과 ‘동료애’를 과시하기에는 충분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