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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대장정’으로 자신만의 색깔을 내는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당내 경쟁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의 차별화에도 나섰다.
손 전 지사는 10일 ‘안보’ 문제에 연일 목소리를 높이는 박 전 대표와는 대북제재 수위 면에서, 경제 분야에 주력하는 이 전 시장과는 국가 발전 방법론 면에서 각각 다른 목소리를 냈다. 특히 지지율에서 앞서 나가는 이 전 시장의 대표상품인 ‘한반도 대운하’ 프로젝트에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내며 견제를 강화했다.
“이명박은 건설 쪽 이미지 강하다”
손 전 지사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의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넷신문 기자간담회에서 “이 전 시장은 건설 이런 쪽 이미지가 강한 반면 나는 교육이나 국제관계 이런 쪽으로 차별성이 있다”며 이 전 시장 이미지가 ‘지도자’보다는 ‘건설가’에 가깝다고 규정했다. 손 전 지사는 ‘국가체질개선론’을 강조하면서 “과거 권위주의·개발독재 시대는 국가 중심이었는데 아직까지 그런 생각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국가주도 사업인 이 전 시장의 ‘한반도 대운하’를 겨냥한 말이다.
손 전 지사는 이날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피력했다. 그는 “(한반도 대운하가) 정책도 되고 계획안도 된다. 잘 되면 좋은 것 아니냐. 이 전 시장이 건설전문가니까 많이 검토 했을 것이다”며 “구체적 국가 시책으로 채택되려면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다각적으로 검토하는 과정에서 그 실효성이나 경제성 모든 것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건설계획도 좋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우리한테 가장 본질적이고 절실한 국가적 과제가 무엇이냐는 점”이라며 “지금은 하드웨어도 중요하지만 국가운영 시스템이 더 본질적 문제다. 제시하는 비전과 정책에서 무엇을 가장 기본적인 것으로 설정하는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기도지사로 일하면서 경기도에 신도시도 건설하고 하천·도로·항만같은 SOC인프라 투자하고, 수원 테크노밸리 등도 만들었다”고도 했다.
“금강산관광·개성공단사업 도매금으로 묶지 말아야” 박근혜 겨냥
손 전 지사는 박 전 대표와의 차별성을 대북정책에서 찾았다. 박 전 대표는 금강산관광·개성공단 사업 중단 등 그 어느 때보다 강경한 기조로 ‘안보’ 문제에 주력하고 있다. ‘빅3’ 중 대북정책에 가장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던 손 전 지사도 북핵 사태 이후 연일 강경한 목소리를 냈지만 대북제재에서는 박 전 대표와 온도차가 느껴진다.
손 전 지사는 우선 “북한 핵실험 문제는 철저하게 국가적 과제다. 북한이 핵무기를 갖지 못하게 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다”며 “핵실험을 한 북한에 어정쩡한 태도를 갖는 사람은 결코 국가지도자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교류·협력을 통해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이끌자는 확고한 원칙을 갖고 있다”며 “이런 원칙 때문에 작년 북한에 벼베기 수확하러 갈 때 전세기까지 다 계약해 놓았지만 북한이 아리랑 축전 관람을 요구해 방문을 취소했다”고 덧붙였다.
남한 정부의 인도적 지원 문제에 있어서도 “정부가 그동안 그렇게 인도적 지원은 많이 했는데 북핵 사태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느냐. 거기 끼지도 못하지 않았느냐”며 “북경에서 열린 북한 6자회담 복귀를 위한 3자 회동도 한국정부는 날짜만 통보받았다고 하더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손 전 지사는 개성공단 만큼은 중단해서는 안된다고 역설했다. 그는 “금강산관광은 남북경제교륙협력의 본질이 아니다. 반면 개성공단은 북한에 시장경제를 가르쳐 줄 수 있다”며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사업을 도매금으로 같이 묶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교류 협력을 통해 북한 개방을 이끌어 내고 북한 주민의 삶을 개선시키는 것이 궁극적인 통일로 나가는 길”이라고도 했다.





